폭우 쏟아진 '꿈의 그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 최경주가 마스터즈 개막 전날의 이벤트 대회인 ‘파3 콘테스트’에 아들(호준·8세(오른쪽))을 캐디로, 세살 난 딸(신영)을 타월걸로 데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정제원 기자

오거스타의 하늘에선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전날까지 맑게 갰던 날씨와는 딴판이었다. 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도 악천후로 인해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게 됐다. 7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 예정이던 1라운드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한나절 이상 출발이 지연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플레이하기에 위험한 기상 상황"이라며 개막시간을 8일 오전 1시30분 이후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마크 오메라.자크 존슨(이상 미국)과 함께 티오프할 예정이던 최경주(나이키골프)도 클럽하우스에서 기다려야 했다.

대회 조직위는 대신 모든 선수가 1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1번 홀과 10번 홀에서 동시에 티오프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마스터스는 2003년에도 악천후로 인해 1라운드가 순연돼 둘째 날 1,2라운드 경기를 한꺼번에 치른 바 있다. 지난해에도 비로 인해 1라운드가 2시간 이상 순연됐었다. PGA 투어에선 올 들어 열린 14개 대회 중 8개 대회가 악천후로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특히 베이힐인비테이셔널부터 4개 대회 연속 비로 대회 운영이 차질을 빚는 진기록도 이어졌다.

올 마스터스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인 비제이 싱(피지), 2위 타이거 우즈(미국), 3위 어니 엘스(남아공), 4위 필 미켈슨(미국) 등 이른바 '빅4'가 모두 출전했다. 이들 중 한 명이 우승하면 세계 골프 랭킹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참이다.

이에 앞서 최경주는 개막 전날 열린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해 샷을 다듬었다. 호수를 둘러싼 9개의 파3 홀에서 열린 대회에서 최경주는 버디 1, 보기 4개로 3오버파를 기록했다. 2003년과 지난해에 이어 아들 호준(8)군이 3년째 캐디를 맡았고, 딸 신영(3)양도 타월을 들고 따라다녔다. 최경주는 "호준.신영이와 함께 라운드하니 기분이 뿌듯하다.

최선을 다해 상위권 입상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최경주의 인기는 대단한 편이다. 지난해 이 대회 4라운드 11번 홀(파4)에서 기적 같은 이글을 잡으며 단독 3위를 한 그에게 가는 곳마다 팬들의 사인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거스타=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