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윤석민, 또 너냐 … 친정 두산에 또 한 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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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윤석민이 3일 목동 두산전에서 결승타를 때린 뒤 심재학 코치의 격려를 받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넥센 윤석민(29)이 친정팀을 또 울렸다.

 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두산전. 두산 벤치는 4-4로 맞선 7회 말 강정호에게 2루타를 맞자 투수 오현택에게 김민성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내라는 지시를 했다. 6번 김민성 대신 다음 타자 윤석민과 승부하라는 뜻이었다.

 자존심이 상할 만한 상황에서 윤석민은 초구 볼을 침착하게 골랐다. 이어 2구째를 힘껏 휘둘러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냈다. 2루 주자 강정호는 유유히 홈을 밟았고, 넥센은 8회 한 점을 추가해 두산을 6-4로 꺾었다.

 윤석민은 2004년 2차 3라운드 지명(전체 20위)을 받았다. 유망한 오른손 타자였지만 그의 포지션인 3루수에는 간판 타자 김동주(38)가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윤석민이 4년간 1군에서 때린 안타는 고작 10개였다. 이름이 같은 투수 윤석민(28·볼티모어) 때문에 생긴 행정착오로 상무에 가지 못하고 현역 입대하는 황당한 사건도 겪었다.

 김동주의 기량이 떨어지면서 윤석민은 1군 선수로 성장해 2012년 홈런 10개를 터뜨렸다. 그러나 지난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21경기밖에 뛰지 못했고,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윤석민은 지난 1일 두산을 상대로 결승 만루홈런을 때려낸 뒤 이틀 만에 친정팀을 상대로 또 결승타를 쳐냈다. 윤석민은 “두산이 내가 언더핸드 투수에게 약한 걸 너무 잘 안다. 그래서 김민성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낼 줄 알았다”면서 “(오기가 나서) 꼭 치고 싶었다. 대타로 교체하지 않은 염경엽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NC는 광주에서 KIA를 9-3으로 꺾고 2승1패(승률 0.667)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인천에서 SK는 스캇의 솔로홈런(시즌 2호)을 앞세워 LG에 9-5로 이겼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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