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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자기 국민을 학살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75년 4월 17일 「캄보디아」가 「크메르·루지」군에 의해 함락된 이래 엄격하게 외부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킨 이 나라에 관한 소식은 2만명에 달하는 국외 탈출 피난민을 통해서만 전해졌다. 이 소식통을 통해 전해진 공산 「캄보디아」사회의 가장 분명한 사실은 유례없는 보복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웃 「라오스」나 월남과는 대조적으로 「캄보디아」에서는 혁명가라든가 혁명의 구호, 또는 재교육기관 등 혁명의 목적을 국민들에게 선전하여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한 노력대신에 공산지도자들은 구정권과 관련된 모든 사람과 그 가족들을 학살하기로 결정한 듯하다.
공산점령 이래 「캄보디아」에서는 전국민의 12분의 1인 50만 내지 60만명이 질병과 굶주림 및 학살의 희생이 되었다. 「프놈펜」 함락 직후 실시된 소개령 도중 「콜레라」가 발생하여 죽은 수는 10만 명에 달했다.
피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학살의 방법은 ⓛ총살 ②몽둥이로 타살 ③「불도저」로 생매장 ④「플라스틱」봉지를 머리에 씌워 질식시키는 방법 ⑤총검으로 찔러 죽이는 방법 등이다.
공산 「캄보디아」 지도자들이 이같이 자기 국민을 대량 학살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가들은 그들의 지지기반이 약해서 극도로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있다.
처음 「프놈펜」을 함락했을 때 순수한 「크메르·루지」군은 10만명 밖에 안됐으며 동조자를 합쳐도 3백만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반혁명운동을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흑「코브라」와 백「스카프」라는 두 반공단체가 지난달 「캄보디아」 안의 탄약고를 폭파시킨 일이 있었지만 「캄보디아」당국의 도시 시민 분산책으로 반공단체가 발붙일 곳이 점점 없어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캄보디아」국경에 인접한 태국의 한 촌락에는 전 「크메르」각료가 지휘하는 「크메르」민족해방운동이라는 저항단체가 있으며 그 수는 3천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도 자금이 없고 또 태국의 압력으로 차차 쇠잔해 가고 있다. <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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