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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찾은 고궁· 공원… 난잡한 교외|상춘만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상춘만개-. 4월들어 두번째 휴일인 11일 전국의 고궁과 유원지에는 지난주보다 20여만명이 많은 60여만명의 상춘객이 봄벼 올들어 가장 많은 행락인파를 기록했다.
예년보다 4도나 높은 19도1분(서울지방)의 화창한 날씨에 산과들을 찾아나선 시민들은 비교적 질서있는 가운데 하루를 즐겼으나 송추등 서울근교 유원지에서는 술에 취한 청소년과 부녀자들이 통「기타」를 두들기며 소란을 피우고 편싸움을 벌이는등 당국의 단속으로 한때 주춤했던 행락추태가 또다시 두드러졌다.
경찰은 서울에서만 정· 사복경찰관 1백67명을 동원, 관광지풍기단속에 나섰으나 서울시내 고궁등에서는 단속실적이 단1건도 없었다.

<창경원>
봄맞이 야간공개가 시작된 창경원에는 지난해보다 3만명이 많은 8만여명이 몰린 것을 비롯, 덕수궁· 비원· 경복궁· 종묘등 5대고궁과 어린이대공원에는 모두 15만여명이 봄나들이를 나왔다.
창경원관리사무소는 상오11시 상춘인파가 밀리기 시작하자 홍화문옆 매표소 15개소의 문을 모두 열고 입장권을 팔았다.
창경원에서는 이날 하룻동안 35건의 미아사고가 발생, 33명은 가족들에게 인계되고 5세가량의 어린이 2명이 미아보호소에 넘겨졌다.

<교외>
고궁과는 달리 1만여명의 상춘객이 몰린 송추· 일영등 서울교외 유원지에서는 일부 청소년들과 부녀자들의 편싸움등 탈선이 여전했으나 단속경찰은 1명도 눈에 띄지않아 무법지대 같았다.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송암사에서 20m쯤 떨어진 송추계곡 대로변에서는 40여명의 10대소년소녀들이 「드릴」과 「앰프·기타」를 두들기며 「사이키」음악에 맞추어 대낮부터 속칭 「개구리춤」 「올빼미춤」등을 즐기고 바로 옆에서는 부녀자 10여명이 술에 취해 길가에서 딩구는등 난장판이었다.
또 이같은 추태는 귀가열차에서도 나타나 하오5시48분 송추발열차를 기다리던 20대청소년은 열차가 15분연발한다는 역내방송이 나가자 역지붕에 올라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강모씨(38· 성동구 마봉동)와 문모씨(27· 관악구 사당동)는 술에 취해 열차가 역에 진입하는 것도 모르고 철로를 뛰어 건너며 장난치다 이를 제지하는 공안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싸움까지 벌이기도.
장흥· 일영등에서 타는 승객들은 열차선반에까지 올라가 몰래 가지고 탄 휴대용「레코드」· 녹음기· 대형「라디오」등을 크게 불어놓고 춤만을 다시 벌여 여행질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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