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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3년 내 한국시장 톱3 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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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카를로스 곤

‘구조조정 전문 칼잡이(Mr. Cost Cutter)’가 혁신가(Innovator)로 변해 돌아왔다. 2일 방한한 카를로스 곤(60)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얘기다. 곤 회장은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비전선포식 겸 기자간담회에서 “르노삼성자동차는 2016년까지 2013년 대비 70% 이상 성장해 국내 시장 톱3를 달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품질 1등’과 ‘스마트한 혁신’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가혹한 인력 감축으로 승부수를 걸었던 그가 품질과 기술혁신 경영으로 방향키를 고쳐 잡은 것이다.

 곤 회장은 이날 “르노삼성이 당면한 두 가지 도전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신차 개발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과 회사 시스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 시장 3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가장 중요한데, 르노삼성은 이 부문이 약점”이라며 “현재 75%인 부품 국산화율을 80%선까지 올리기 위해 협력업체와 더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곤 회장은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 중 혁신보다는 비용절감으로 이목을 끌었다. 1999년 닛산 최고업무책임자(COO)로 구조조정을 맡아 6800억 엔의 적자를 낸 회사를 1년 만에 흑자전환시켰다. 당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임원 전체가 사직서를 내야 할 것”이라고 직원들을 압박하며 공장 2개 폐쇄, 직원 15% 감원, 영업점 무더기 정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다. 이후 르노가 닛산을 인수하면서 2001년 닛산 사장에 올랐고, 2005년 르노-닛산 공동 회장이 됐다.

 르노삼성 역시 최근 2년간의 회생절차 중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약 8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3000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내외 판매실적은 아직 저조하다. 지난해 총 판매실적은 13만1010대로 내수와 수출 모두 5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앞으로 3년 내에 판매량을 20만 대로 지금보다 70% 이상 늘린다고 한다. 이를 위해 연내에 모든 르노삼성 차량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신형 디젤차량 출시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곤 회장은 특히 전기차를 강조했다. 그는 “르노삼성은 그룹 내에서 세단형 전기차(SM Z.E.)의 핵심 수출기지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생산시설 이전이나 물량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곤 회장은 이날 오전 르노삼성 부산공장도 방문해 차량 생산 현황도 점검하며 증산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부산공장의 생산성이 향상되면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인 일부 해외 르노 공장의 물량을 옮기지 말란 법도 없다”고 말했다. 부산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30만 대지만 현재 14만 대만 생산하고 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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