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크리트 태 수상 낙선 동남아에 연쇄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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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방콕=이창기 특파원】태국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이번 총선에서의「쿠크리트·프라모지」수상자신의 낙선은 국내 정계는 물론 동남아제국에도 큰 충격을 주었다.
「쿠크리트」의 고배는 한마디로 좌우파 대결 분위기에서 그의 정치「모토」인「타협과 설득」이 인지사태 후의 태국 현실에 먹혀들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모든 단체와 정당이 좌우로 완전히 양분된, 상태에서「쿠크리트」수상은 만사를 조용히 그리고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민주원칙에 입각하여 타협과 설득으로 일관하다가
무능·약제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인지공산화이후 미국세력이 크게 위축되고 공산「게릴라」및 좌익세계의 도전이 강화된 태국에서 국민들은 강력한 보수적 정권을 희망했다고 볼 수 있다.
「쿠크리트」선거구는「방콕」교외의 군부대 집결지로 보병사단·병기대·기마대·통신 및 포병대대 등이 있으며 군인유권자만도 1만 여명이나 되는 곳이다.
그러나「쿠크리트」수상은 군부의 지지와 인기를 잃고 있었다.
「쿠데타」의 가능성이 공공연히 논의되고있는 태국에서 선거에서조차 군부의 지지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태국민정의 장기적 불안을 예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인도네시아」와「버마」「싱가포르」「필리핀」등 동남아 각국에선 부패와 빈곤에 대한국민들의 불만이 표면화하여 학생·지식인들에 의한 각종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공산「게릴라」와 좌익 세력의 도전이 겹쳐 집권자들의 시련을 가중시키고 있다.
내년에 총선거를 치르게될「싱가포르」와「인도네시아」집권자들의 고민은 한층 큰 편이다.
「쿠크리트」낙선은 각국 지도자들에겐 정권의 안정과 강화를 위한 노력을 촉진케 했고 반정부세력들에겐 반항운동을 가열시키도록 고무, 동남아의 사회불안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곳「업저버」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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