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견제품 규제 싼 분쟁|무역 전쟁으로 확대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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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견제품을 둘러싸고 일어난 한·일간의 국부적인 무역 분쟁이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확대될 위험 수위에까지 이르고 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동경에서 열렸던 한·일 섬유 회담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나자 한국은 1차적으로 8일 대일 섬유 기계 수입 금지라는 조치를 취할 방침을 밝혔으며 이에 대해 일본측은 유감의 뜻을 표명하면서도 종래의 수입 수량 규제를 고수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양국의 태도는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양국의 경제인들이 회동하는 민간 협력위가 열려 민간 「사이드」에서의 타협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나 종국적으로는 양국의 경협 정신에 입각한 정치적 해결이 최종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예준 상공부장관은 9일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대일 섬유 기계 수입 금지 조치는 생사·견연사 등의 일본측 수입 규제에 대응하는 조치라기보다는 거시적으로 한·일간의 무역 역조를 줄이기 위한 고차적 입장에서 이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한·일간의 정치·경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긴밀히 협조해야 할 대국적인 차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국교 정상화 1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항상 입초 현상을 보여왔다고 지적, 섬유 기계 수입 금지 검토는 역조 시정을 위한 한가지 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장관은 오는 3월 하순에 열릴 한·일 섬유 실무자 회담에서 견제품 무역 문제가 타결된 이후에도 대일 섬유 기계 수입 규제를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섬유 문제가 원만히 타결되면 재고될 가능성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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