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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마일 경제수역」이 선포되면 국제해양법회의의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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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는 15일부터 「뉴요크」시에서 열리는 국제해양법회의는 주요 연안국들이 산발적으로 선포해온 12「마일」 영해와 2백「마일」 경제수역(어로전관수역)을 공인하는 문제가 그 기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58년과 60년 「제네바」에서 열린 1, 2차 해양법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는 73년부터 열리고있는 3차 회의의 네 번째 회기가 된다.
지금까지 2백「마일」 경제수역에 줄곧 반대해온 미국도 현행 12「마일」에 대체될 2백「마일」 경제수역법안을 제정, 대통령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이 2백「마일」 경제수역을 선포하면 가장 큰 타격읕 받을 소련도 주로 제3세계의 추세에 이끌려 「프라우다」지를 통해 이를 지지하겠다고 나섬으로써 2백「마일」의 전망은 한층 더 뚜렷해졌다.
배타적 어로작업범위를 넓히려는 이 새 움직임은 어로기술이 발달한 소위 선진국들의 남획으로부터 자국연안의 자원을 보호하려는 개도국들의 절박한 필요에 의해 추진되어온 것이기는 하나 확장된 수역이 너무 방대해서 각국이 이를 실력으로 보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분쟁이 일어날 것은 확실하다.
전세계의 연간 어획량은 약7억t인데 「유엔」의 73년 통계에 의하면 이중 30%를 일본과 소련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2백「마일」 어로수역을 선포하게 되면 지난 2월13일 같은 법안을 통과시킨 「멕시코」와 더불어 2백「마일」어로수역 선포국은 15개국이 된다.
2백「마일」어로수역선포로 일어난 가장 극적인 분쟁은 「아이슬란드」와 영국사이에 벌어졌으며 이 대결은 결국 양국단교사태까지 몰고 갔다. 「아이슬란드」는 75년 10월 2백「마일」어로수역을 선포, 이 해역 안의 모든 영국어선에 철수령을 내렸으나 영국은 이를 묵살한 채 해군함정의 호위 아래 어로를 계속, 이른바 「대구전쟁」을 일으켰다.
「노르웨이」도 2백「마일」 수역을 선포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연안경비대에 나포된 대부분의 어선은 소련 것이며 「노르웨이」의 수역확대는 소련과의 분쟁을 더욱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어로문제로 승강이를 가장 많이 벌이는 대상도 소련이다. 두 나라 모두 훌륭한 장비를 갖춘 어선단을 멀리까지 내보내고 있는데 어부 2백78명을 실은 40척의 일본어선이 소련에 나포된 후 두 나라는 작년에 어로협정을 체결했다.
일본은 북괴와의 충돌도 빚었다. 작년 9월2일 북괴경비정의 기관총 세례를 받아 일본어부 2명이 사망, 2명이 부상했다.
미국은 근대화된 어로장비에도 불구하고 대서양 및 태평양연안에 새까맣게 몰려드는 일본·소련·동구 어선단을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도 「에콰도르」·「칠레」·「페루」 및 「브라질」의 2백「마일」 수역선포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나라가 된다.
미국의 참치잡이어선을 계속 나포해온 「에콰도르」와 미국간의 분쟁은 71년에 폭발했다. 「에콰도르」는 53척의 미참치어선을 나포, 2백만「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이에 격분한 미국은 대「에콰도르」군원을 삭감했고 「에콰도르」는 그후에도 계속해서 72년 참치어선 27척 나포에 벌금 1백20만「달러」, 75년 7척 나포에 벌금1백60만「달러」를 각각 물렸다. 「튀니지」와 「시칠랴」도의 거리는 1백「마일」에 불과, 작년에 「튀니지」수역에서 「이탈리아」어선 12척이 나포되고 어부 1명이 기관총탄에 피살됐다.
그래서 「이탈리아」어부들은 「시칠랴」에 사는 「튀니지」어부들에게 집단폭행을 가해 말썽을 빚었다. 또한 「이탈리아」는 1백「마일」의 거리에 있는 「유고」와도 어로분쟁을 일으켜 「이탈리아」어선은 종종 「유고」 경비정에 붙잡히고 있다.
작년 11월 8척의 「타일랜드」 「트롤러」선이 「버마」 경비정의 총격으로 격침됐다.
12「마일」영해선포는 연안국들의 안보문제와 직결되어 있어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지브롤터」·「말라카」 해협·대한해협 등 1백30개 국제해협이 연안국의 영해에 모두 포함되어버려 타국의 군함 및 유조선·상선을 『무해통행』시키려는 연안국의 주장과, 이에 반대 『자유통행권』을 요구하는 강대국의 주장이 쉽사리 절충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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