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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재즈 넘나드는 실험 … 다시 설레는 통영 봄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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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14 통영국제음악제 초대 단체로 첫 내한공연하는 ‘뱅 온 어 캔’의 창단 작곡가. 왼쪽부터 데이빗 랭, 마이클 고든, 줄리아 울프. [사진 ETM, 통영국제음악재단]

쪽빛 물결 이는 봄 바다가 현대 음악의 선율을 타고 가슴으로 흘러든다. 28일 막을 올리는 2014 통영국제음악제(TIMF) 주제는 ‘시스케이프(Seascapes)’, 바다풍경이다. 미륵도 언덕 위에 새로 들어선 통영국제음악당(설계 간삼건축)이 음악을 찾아온 나그네를 가슴 탁 트이는 천혜의 풍광으로 감싸 안는다.

 통영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95) 선생을 기려 창설된 통영국제음악제는 13회째를 맞아 전용 공연장을 개관하고 조직을 정비했다. 세계적인 음악제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다. 국제 공모로 뽑은 독일 출신의 최고경영자 플로리안 리임(46)이 독일인 예술감독 알렉산더 리브라이히(46)과 호흡을 맞춰 새 청사진을 짰다.

 올 통영국제음악제의 뼈대를 이루는 프로그램은 상주 아티스트와 작곡가다. 이번 시즌 상주 연주자는 최근 국제무대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출신 20대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과 불가리아 출신 메조소프라노 베셀리나 카사로바다. 카사로바는 29일 통영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오랜만에 국내 청중을 만난 ‘노부스 콰르텟’이 통영으로 내려와 4월 1~2일 무대에 오른다.

경남 통영시 도남동에 들어선 통영국제음악당. 1300석 규모 콘서트홀과 300석 다목적 공연장 ‘블랙박스’로 이뤄졌다. [사진 ETM, 통영국제음악재단]

 진은숙씨를 비롯해 하이너 괴벨스·도시오 호소카와 등이 거쳐 간 상주 작곡가로는 아르메니아 출신 티그란 마수리안과 이탈리아 출신 살바토레 샤리노가 선정돼 음악극 ‘죽음의 꽃’을 선보인다. 16세기 실존 작곡가 카를로 제수알도가 아내와 아내의 연인을 살해한 사건을 소재로 한 화제작이다.

 해마다 세계 음악계에서 전위적인 흐름으로 호평받고 있는 작품이나 단체를 소개하고 있는 통영이 이번에는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렉트릭 쳄버 앙상블 ‘뱅 온 어 캔(Bang on a Can)’을 초대했다. 클래식은 물론 팝과 재즈, 월드뮤직 등 음악이라 이름할 수 있는 모든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으로 각광받고 있는 그룹이다. ‘깡통을 쾅쾅 두들기는 것과 같다’ 해서 붙여진 팀 이름처럼 12시간 마라톤 콘서트, 거리에서 모여 연주하는 ‘아스팔트 오케스트라’, 신진 작곡가를 데뷔시키는 ‘피플스 커미션 펀드’,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변용시키는 ‘필드 레코딩’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은 29~30일 첫 내한공연인 통영 무대에 이어 4월 1일 금호아트홀, 2일 LG 아트센터에서 예술의 다양성을 폭발시킨다. 특히 ‘뱅 온 어 캔’을 한국에 소개하는 ‘ETM(Ear To Mind)’ 대표 김인현씨가 작곡한 신곡을 소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055-650-0471.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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