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질 연말 자금 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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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2월중의 국내 여신 증가 한도가 2천79억원 밖에 안 되는데다가 정부 부문의 증발 요인이 많아 민간 부문의 연말 자금 사정은 매우 빠듯할 전망이다.
IMF(국제통화기금)와 합의한 75년 국내 여신 증가 한도는 1조5백32억원인데 11월말까지 이미 8천4백53억원이 소진되어 12월 한달 동안의 한도는 2천79억원밖에 안 된다.
금년 12월중의 국내 여신 증가 한도 2천79억원은 74년 12월의 증가 실적 2천5백30억원보다 4백51억원이 적을 뿐 아니라 여신 공급 구성에 있어서도 정부 부문에서 약 1천억원이 나갈 전망이어서 민간 부문 한도는 나머지 1천여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민간 여신 한도 1천여억원은 연말 결제 대금 수요와 수입 대전 결제 등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것이다. 작년 12월 중엔 민간 부문에서 1천 5백여억원이 나갔다. 금년 국내 여신의 공급 특징은 재정 적자의 주름살을 민간 부문에 몽땅 전가하여 방만한 재정 운용을 민간 부문의 긴축으로 메운 것이다.
재무부는 상반기엔 금융 긴축을 하반기엔 재정 긴축을 하겠다고 당초 계획을 세웠으나 하반기에 들어서도 재정 부문에서 양곡 및 비료 적자에다 추경 편성 등으로 적자 요인을 조성시켜 금융 부문에만 계속 초긴축을 강행하고 있다.
74년엔 11월말까지 정부 부문에서 국내 여신이 53억원 증가했으나 금년엔 무려 1천2백15억원이 늘었다.
또 금년 국내 여신 증가율 35.3%를 유지하려면 12월중에도 재정 부문의 방만한 여신 증가를 민간 부문의 긴축 강행으로 「커버」해야 할 형편이다.
민간 부문의 초긴축으로 금년 국내 여신 증가율 35.3%는 유지될 예상이나 총통화는 연말의 수출 선수금 증가 등 증발 요인이 많아 정부가 목표한 금년 증가율 30%를 약간 상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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