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교육연서「새 교수·학습이론」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 학급에 70∼80명의 많은 학생을 수용해야 되는, 이른바 콩나물교실에 알맞은 교육방법의 개발은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연세대 교육연구소(소장 오기형)는 우리 현실에 알맞도록 EDP(교육 발전 연구=Educational Development Project)라는 새로운 교수-학습 이론을 발표(19일·연세대 장기원 기념관), 교육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DP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는 ⓛ많은 학생의 혼성학급에 적용할 교수―학습체제의 개발 ②현직교원을 재교육하는 체제의 개발 ③교수―학습보조자료의 개발 등으로 우리 현실에 알맞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먼저 교수-학습체제란 종전의 개념으로 수업을 의미한다. 오기형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종래의 수업은 선진국의 3배에 가까운 학생을 한 교실에 수용하고 교사가 일방적으로 학생에게 가르치는 교수만 있었지 학생이 이해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이해를 빨리 효과 있게 할 수 있는지(학습)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착안, 오 교수 자신이 지난65년부터 학생의 이해정도를 중심으로 학습목표를 최하에서 최고까지 5단계로 구분하여 효과적인 이해를 하도록 고안한 것이 교수-학습 체제라고 설명한다.
이 체제의 실천에는 교사의 새로운 역할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현직교원의 재교육이 불가피하다. 약 9주가 소요되는 재교육과정이 끝나면『이전에는 교사 재교육이 미국식이론의 한국번역에 그쳤지만 EDP교육에 따른 재교육은 실습 중심이기 때문에 교사가 직접 학생에게 가르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었다』고 이 방법을 도입해 학생에게 가르치고 있는 경복 국교 임상규 교사(41)는 말했다.
교수-학습 보조자료란 종전의 부교재와 비슷한 개념이나 책 위주가 아닌 기구 중심인 점이 틀리고, 한 교사가 70∼80명을 가르쳐야 하는 우리현실에 맞도록 한 점이 특이하다. 이제까지는 부교재가 연필이나 볼펜을 사용, 한사람밖에 쓸 수 없도록 했으나 이번에 고안된 부교재는 비닐을 씌워 반영구 사용이 가능토록 한 것이 눈에 띄었다.
EDP이론은 현재 서울의 청파 국민학교를 비롯, 전국 26개 국민학교에서 실험되고 있다. 실험학급 평균이 실행되지 않는 학급보다 10여 점이 높아 좋은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