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관리」는 수출경쟁력을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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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품의 품질을 고급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원가절감 및 자원절약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품질관리(QC)는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본의 상품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게 된 것도 그만큼 상품의 품질관리를 잘했기 때문이죠.』 일본의 산업계에 품질관리기풍을 일으켜 그 공적으로 『데밍상』이라는 품질관리상제도까지 만들게 한 「W·E·데밍」박사는 품질관리에 관한 한 일본이 세계적으로 앞서있다면서 품질관리론의 서두를 꺼냈다.
「데밍」박사(75)는 40년간 품질정리분야를 연구, 미농림성 및 통계국 고문·미국방장관 고문 등을 역임한 후 현재는 「뉴요크」대학 교수로 있으며 미국 내 37개 대기업체의 자문역을 맡고있는 품질관리의 전문가. 그는 이번에 상공부주최 한국규격협회주관으로 열리는 제1회 품질관리대회에서 강연을 하기 위해 내한했다.
문=요즘 같은 수출경쟁시대에 품질관리가 차지하는 중요성과 그 요체는
▲품질관리는 통계적 방법을 활용해서 경영자와 생산작업자로 하여금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동일한 원자재·노동력·설비조건하에서 생산성을 높여주는 작업입니다. 품질관리라고 해서 가장 좋은 품질의 제품만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고르고 믿을 수 있는 품질의 제품을 경제적으로 생산하자는 것이지요.
그러니 수출경쟁에서 이겨내기 위해선 보다 적은 원가로 보다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어요.
문=일본이 어떻게 해서 품질관리운동을 성공시켰는지.
▲내가 처음으로 일본에 갔던 1950년만 해도 일본상품은 품질이 무척 조잡하다는 평을 들었어요. 그때 이후 지금까지 나는 14차례나 일본에 가서 주로 경영자들을 상대로 품질관리를 역설했는데 일본기업인들 스스로 「QC서클」운동을 벌이며 품질향상운동을 벌였어요. 학계에도 QC연구「그룹」이 많이 생겨났고 그 결과로 일본상품의 신뢰도가 높아져 일본상품수출은 급격히 늘어난 거죠.
문=QC운동의 효과적인 방법은.
▲품질향상과 생산성향상의 개선점이 경영자에 있는가, 일선작업자에 있는가를 밝혀내고 이를 시정하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새로운 정보를 계속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C운동의 성공적인 사례를 하나 들지요. 내가 일본에서 QC강의를 하고 6개월만에 다시 가보니 강의내용대로 QC운동을 했다는 「다나베」제약회사는 동일한 조건하에서 생산량을 3배로 늘리고 질도 훨씬 높였어요.
사장이 직접 일일이 찾아다니며 품질관리지도를 하고 있더군요.
문=한국의 산업계에 대한 제언이라도 있으면-.
▲국내시장에서는 중간이나 저질의 상품을 만들어내고 수출상품만을 고급화한다는 것은 진정한 QC도 못될 뿐 아니라 경제적인 것이 못됩니다.
품질관리는 일반공산품에서부터 배분·「서비스」분야까지 개선시키고 생활향상에 도움을 주는 거예요.
QC운동은 기업자체에서 일어나야 하는 만큼 한국산업계도 「QC 서클」운동 같은 것을 활발히 전개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에 처음 왔다는 「데밍」박사는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다면서 앞으로 6개월마다 한국에 찾아와 QC운동에 대한 강의와 격려를 하고싶다고 했다.) <이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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