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승주군도 귤 재배에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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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룡면 고두리 이종복씨>
귤 재배에 부적합한 기후조건을 「비닐·하우스」재배방식으로 극복, 재배에 성공했다. 전남 승주군 해룡면 고두리 구상마을 이종복씨(48)는 기온이 낮아 재배가 어려운 승주지방에 「비닐·하우스」를 이용, 6년에 걸쳐 노력한 끝에 4백 그루의 귤나무에서 수확을 올리게 됐다.
전남 도내에서는 기후가 따스한 완도군·고흥군 일부 등 남해안지방에서만 귤 재배를 해오고 그 이북지방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
귤 재배의 적합한 온도는 연 평균기온이 섭씨 15∼18도, 최저 기온이 영하 7도인데 승주지방의 연평균 기온은 13.4∼13.7도이며 최저기온도 영하 8.4도로 기온이 귤 재배에는 알맞지 않은 곳이다. 이씨는 이러한 기후조건을 「비닐·하우스」를 이용, 특히 겨울철의 저온으로부터 귤 보호에 성공한 것.
이씨는 1백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4동을 세워 그 속에 귤 묘목을 심었다.
추운 겨울철인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비닐」을 씌워 실내온도를 귤 재배에 적합한 영상으로 높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연평균 기온을 귤 재배에 알맞은 섭씨 15∼18도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이씨가 처음 귤나무 묘목을 사들이기는 69년 3월.
원예재배로 모은 쌀 10가마를 팔아 1그루 2백 원씩에 5백 그루의 묘목을 사들여 「비닐·하우스」안에 옮겨 심었다.
심은 지 한 달도 못되어 이 가운데 3백여 그루가 말라 죽어버렸다.
이에 굽히지 않고 2백 그루를 정성 들여 가꾸었다. 72년 이 귤나무에서 처음 귤을 땄다. 수확량은 보잘 것 없었으나 맛도 좋고 빛깔도 좋았다.
용기를 얻은 이씨는 불모의 산 2백평을 더 사들여 개간, 귤나무 2백 그루를 더 심어 모두 1천 평의 땅에 귤 4백 그루를 키웠다.
올해 평균 1백50㎝ 자란 귤나무 1그루에 평균 1백50개씩의 탐스런 귤이 주렁주렁 달려 1개 40원씩만 받아도 수확을 한달 앞둔 올해 수입은 2백40만원이 무난히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씨는 새로 1천여 그루의 귤나무 묘목을 마련, 내년부터 마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줘 이 마을을 귤나무 마을로 만들 계획이다. <순천=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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