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인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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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종교에 대한 연구는 매우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개인적·심리학적 접근과 집단적·사회학적 연구로 대별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론 종합된 양식으로 되기 쉽다.
서광선 교수의 『종교와 인간』도 저작의 의도가 대학에서의 교양교육에 초점을 둔 만큼 입문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되었다고 보인다.
교양 있는 사회인으로서 종교란 무엇이며, 종교의 문제는 어떤 것이며, 인간과의 관계는 어떤가를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데 목적을 두었다고 보인다.
그 때문에 그의 입각점은 철학적 인간학이며 다분히 「틸리히」의 입장이 전체적으로 두드러진다.
철학과 신학의 경계선에 섰던 「틸리히」는 인간의 역사적 실존으로부터 발생하는 여러 문제와 성서적 상징 가운데 포함된 진리를 물음과 대답의 형식으로 파악하려 했다. 『종교와 인간』도 인간의 궁극적 물음과 그 대답을 모색하는 과정으로서의 종교를 설명하는 형식을 취한다. 「인간에 대한 물음이 곧 종교」라는 입장에서 그 끝없는 진지한 질문을 통해 종교가 어떻게 형성되고 성장했는가를 추구하는 것이다.
종교를 인간문제의 중심에 두고 인간이 자신에 대해 묻고 사회와 우주 안에서의 위치를 물으며 스스로를 구원하려고 모색·노력하는 것으로 본다.
이런 테두리에서 이 책은 초반부에 종교에 대한 질문과 대답에 관하여, 그리고 중반에서 종교적 언어의 특수성을 언어철학적으로 논의하였으며 후반부에서 종교적 물음들에 대한 세계종교의 답변으로 엮었다.
이 후반에서 서 교수는 기독교신학의 관점과 「이슬람」·유대종교 및 불교·유교 등 동양종교의 관점을 비교, 인간론을 중심으로 이론적 접합점을 추적했다.
마지막으로 종교마다 가지는 구원의 이해를 살펴 그 정신을 오늘의 인간구원문제와 연결, 오늘날의 사회제도와 그 구조, 문명의 체질전체를 인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종교는 초월적 차원에 대한 신앙이지만 인간의 미래사회에 대한 소망을, 또 책임을 의식해야한다는 관점이다. <공종원(중앙일보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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