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외무 유엔 정위 연설-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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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민과 한국 정부는 확고 부동하게 평화와 평화 통일을 위해 헌신키로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북괴는 모든 정력과 자원을 유례없는 규모의 군사력 구축에 투입해 왔는데 그 유일한 목적은 남쪽을 공격하는데 있다.
한국의 군사 지출이 GNP의 4%여에 불과한데 비해 그들의 군사 지출은 14% 이상이다. 김일성의 철저한 전체주의 정권은 북을 하나의 병영으로 만들었다.
사실 이 같은 사실은 오랜 우리 나라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김일성은 자신에 대한 개인 숭배에 도취된 전쟁 광신자이며 북의 김일성 정권은 정복 야욕에 눈이 어두운 나머지 남쪽의 우려가 펑화에 헌신하고 있는 것에 아랑곳없이, 그리고 그들의 침략 정책이 전체 한국민에게 주는 치명적인 위험에 대해서 아랑곳없이 적화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
만약 북으로부터 남침이 있을 경우 지금까지 한국이 이룩한 눈부신 경제 발전과 기타 정치 및 문화면에서 이룩한 성과가 파멸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또 우리는 끊임없는 경계 태세가 평화와 독립의 대가라는 교훈을 배웠다. 북한측의 의도에 대한 가장 분명한 최근의 증거는 남침을 위해 파놓은 12개 이상의 땅굴이다.
이 자리의 모든 대표들에게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이 땅굴을 눈으로 보기 바란다. 그 뿐 아니라 그들은 비무장지대에 불법 요새를 구축했고 무수한 무장 「게릴라」를 남쪽으로 침투시켰는데 이들의 사명에는 파괴와 인명 살상과 심지어 한국 대통령 암살 시도까지 포함돼있다.
북괴는 민족 자결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민족 자결 원칙을 평화적으로 적용하는 유일한 방법인 남북 대화의 진행을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그들은 그들의 결의안 본문에서 대화에 관하여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유엔」군사령부의 즉각 무조건 해체를 주장한다. 그들은 이 같은 조치가 휴전 협정의 종료와 나아가서는 휴전 체제 전체의 와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개의치 않고 있다.
그들의 입장은 평화를 위한 교섭의 선행 조건으로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재개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북괴는 또 대한민국으로부터 모든 외군을 철수시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한 요구는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이 향유하는 주권 행사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며 이는 「유엔」 헌장의 가장 신성한 원칙 중의 하나를 위반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간섭을 단호히 배격한다.
북괴의 주장은 북한으로부터 모든 외국군이 철수하였으니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외국군도 철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이비 논리로는 한반도의 군사적·지정학적 현실을 아는 사람을 누구도 속이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만일 필요하다면 북방 국경 바로 건너 주둔하고있는 외군에 의존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실제적으로 그들의 땅에 외군을 주둔시킬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남북 대결은 평화 국가인 대한민국과 침략과 전쟁 준비에 광분하는 북의 정권 사이의 대결이다. 북괴의 정책은 무력을 토대로 하며, 위선·기만·왜곡은 그들의 제2의 천성이 돼버렸다. 그들은 한국이 휴전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하나 한국이 한반도 전인구의 3분의 2 이상을 지닌 주권 국가라는 사실을 무시한 그같은 주장은 이 자리에 모인 고매하신 대표들의 양식에 대한 모욕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북으로부터의 중대한 군사적 위협 하에 있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안보를 위해 우리의 주권을 계속 행사할 것이다. 북한은 평화에 대한 남한의 헌신을 취약의 징조로 오만하지 말라.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단결돼 있으며 자신만만하다. 우리는 어떤 침략으로부터도 우리 나라를 지킬 것이다. 북한은 남북 대화를 무조건 재개하자는 남한측 제의를 수락하도록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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