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들 5시간 차 타고 와 응원 "금 못 땄지만 「올림픽」 밑거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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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본사 주섭일 주불특파원은 19일 상오6시(한국시간) 소련 「민스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75년도 세계「아마·레슬링」선수권 대회의 한국선수단 권응팔 단장 및 정동구「코치」와 6번째로 통화, 한국선수들의 분전상황을 들어봤다.

<선수단과 일문일답>
-한국선수의 최종결전에 관해서.
▲권응팔 단장=우선 성원해준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다. 어제(18일) 서울 중앙일보·동양방송 및 김택수 대한체육회 회장의 격려 전문을 받고 김화경·양정모 두 선수가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으로 패하고 말았다.
-「삼보」경기에 출전한다는데.
소련「아마·레슬링」연맹과 조직위원회의 호의로 19일부터 3일 동안 벌어지는 「삼보」경기에 5명의 선수를 출전시키기로 했다. 오는 80년 「모스크바·올림픽」부터 「삼보」종목이 정식으로 채택되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소련의 기술을 배울 작정이다.
-귀국 일정은.
우리 선수단의 「비자」만기일이 22일까지인데 항공·열차·「호텔」편 등 모든 편의를 소련 측서 호의적으로 해주고 있어 21일 아침8시(이하 한국시간) 「민스크」를 열차 편으로 출발, 이날 하오5시 「모스크바」에 도착해서 1박한 후 22일 하오5시 JAL편으로 동경으로 떠날 예정이다. 23일 상오 동경에 도착하면 곧 귀국하겠다.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점은.
한국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타나기만 하면 관중들은 이기거나 지거나 열렬히 응원해 줘 『코리아』선풍을 일으킨 건 사실이다.
또 우리말을 못하지만 4∼5명의 소련 교포 2세들이 기차로 5시간씩 달리는 먼 곳서 달려와 우리선수를 응원해줄 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기면 춤까지 추면서 즐거워하고 지면 안타까이 위로해주는 그들을 볼 때 같은 민족이라는 혈연의 정을 또 한번 느껴 가슴이 뿌듯했다.
특히 전 경기실황이 TV로 전국에 중계됨으로써 비록 공산국이지만 한국 젊은이들의 기개를 떨쳤다는 사실은 크게 자위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마친 성과는.
▲정동구「코치」=한국이 3체급에서 우승권 안에 들어간 것을 획기적인 성과로 보고싶다.
「올림픽」전초전인 이번 대회는 우리의 전력을 재점검할 수 있어 내년「몬트리올·올림픽」서는 금「메달」을 따낼 자신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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