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주희정 끌고 김선형 밀고 … SK 먼저 웃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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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SK 가드 김선형이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김선형은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9점을 올리고 4리바운드·3어시스트를 보태 84-73 승리를 이끌었다. 올 정규리그를 포함해 SK는 오리온스에 7전 전승을 올렸다. [뉴스1]

주희정(37·11점)과 김선형(26·19점). 열한 살 차이 나는 SK 신구 가드의 ‘투맨쇼’였다.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SK는 두 선수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오리온스를 84-73으로 눌렀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주희정의 평균 기록은 3.2득점, 1.4리바운드, 1.4어시스트. 3점슛은 경기당 0.6개다. 김선형 등 후배들의 뒤를 받치는 백업 가드가 정규리그 때 그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큰 전투에서는 노장의 경험이 남달랐다. 2쿼터는 그의 독무대였다.

 1쿼터를 17-16으로 근소하게 앞선 SK는 2쿼터 초반 주희정을 투입했다. 들어가자마자 던진 첫 번째 3점슛은 행운이 따랐다. 림을 맞고 높이 튀어오른 공은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29-24로 5점 차로 앞서던 2쿼터 4분쯤에는 오리온스 리처드슨으로부터 속공 파울을 유도했다. 주희정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고, 이어진 공격에서 김민수가 득점에 성공하며 4점을 추가해 SK가 9점 차로 달아났다.

 주희정은 2쿼터 막바지에 3점포 두 개를 넣으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빼았었다. 2쿼터에 9분11초 동안 뛴 주희정은 3점슛 3개와 자유투 2개로 11점을 뽑아냈다. 평소 3~4경기를 뛰어야 올렸던 득점을 9분여 동안 쏟아낸 셈이다. 빗나간 슈팅이 하나도 없어서 더 빛났다. 주희정의 원맨쇼 덕분에 SK는 2쿼터에서 48-31로 점수 차를 17점으로 벌리며 여유 있게 후반을 맞았다.

 하지만 오리온스를 뿌리치는 건 쉽지 않았다. SK는 리처드슨에게 3쿼터에만 11점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다. 3쿼터 종료 2~3분을 남기곤 성재준과 허일영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54-56, 두 점 차로 쫓겼다. 이때부터 김선형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시원한 3점슛(3점)과 흔들리지 않은 자유투(6점), 한 박자 빠른 과감한 골밑 돌파(2점)로 김선형은 2분 동안 11점을 쓸어담았다. 왜 문경은 SK 감독이 “선형이는 하고 싶은 대로 놔두면 된다”고 말했는지 알 수 있는 플레이였다. 다시 점수 차는 67-54로 벌어졌고 이것으로 경기는 사실상 끝났다.

 1차전 승리로 SK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교두보를 점령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 34번 중 1차전 승리 팀이 4강에 올라간 것은 32번에 이른다. 94%를 넘는 확률이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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