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위기」 조성은 나의 오산|카스트로, 미 맥거번 의원에 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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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철저한 대미 강경론자로 유명한 「쿠바」의 「카스트로」 수상이 최근 『62년10월 위기(「쿠바」위기) 때의 나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솔직히 자기 비판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5일 미국 상원 외교 위원회가 발표한 「맥거번」 상원 의원 (민주)의 보고서 『「쿠바」의 현실 l1975년5월』에서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맥거번」 의원이 지난 5월5일부터 8일까지 「쿠바」를 방문, 「카스트로」와 9시간에 걸친 회담을 가진 다음 작성된 것.
「카스트로」는 「맥거번」과의 회담에서 62년 소련의 중거리 「미사일」을 실은 함정이 「쿠바」로 향발 했을 때 자기는 당시의 「흐루시초프」 소련 수상보다도 훨씬 강경했다고 전제하고 『역시 「흐루시초프」는 노련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가 「케네디」와의 협상에 도달한 것은 현명한 것이었다. 혹시 나의 주장대로 관철됐다면 가공할 만한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다. 역시 내 의견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술회했다.
「카스트로」는 또 미국 CIA의 「카스트로」 암살 계획설에 대해 『CIA의 그런 행동은 알고 있었다. 전부 CIA의 소행은 아니지만 나는 거의 1백 번 정도 암살의 고비를 넘겼다』 고 말했다. 「맥거번」의원이 『미국에선 「케네디」 암살에 「쿠바」 공작원이 관련됐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고 하자 그는 『사실 「케네디」 정권과는 사이가 나빴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같은 큰 나라의 분노를 일부러 자극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미·「쿠바」 관계 정상화의 최대 난관인 「쿠바」의 「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에 대해「카스트로」는 한마디의 말도 없었다.
너무나 이상히 여긴 「맥거번」이 먼저 이 문제를 꺼내자 『「쿠바」사람들에게 물으면 모두들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대답하겠지만 확실히 말해서 그것은 2차적인 문제다. 우리는 그것을 문제시하지 않는다』고 여유 있게 말했다. 「맥거번」은 통이 큰 「카스트로」에 끌렸는지 그의 보고서에서 「쿠바」는 결코 혁명 수출국은 아니라고 결론 짓고 정부에 대해 미국의 대 「쿠바」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라고 권고했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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