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는 아직도 건재"|키신저 미 국무,「월드·리포트」지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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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키신저」장관은 23일자「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와의 회견에서 미국외교의 당면 문제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키신저」장관은 이 회견에서 중공은 미국이「아시아」에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는 확증을 갖고 있다고 말했으며 중공이 북괴에 대해 남침저지를 설득하려고 노력했다는 보도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 받은 일반적인 인상으로는 중공이「아시아」의 긴장을 악화시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바 있다. 다음은 회견내용을 간추린 것. <편집자 주>
-1년 전만 해도 모두들 미국 외교가 굉장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들 찬양했는데 이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 같다. 그 원인은?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외교는 효과적이며 강력하다고 본다. 미국과「유럽」및 일본과의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좋다. 소련 및 중공과의 관계도 정상 궤도 위에 있다. 제3세계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및 국제「에너지」회의(IEA)를 통해 새로운 기선을 잡았다.
중동에서 잠시 장애에 부닥쳤지만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인지의 붕괴는 비극적이지만 미국 외교정책 구조와는 무관한 것이다.』
-미국의 앞날을 내다볼 때 어떤 문제들이 예상되는가?
『오늘날의 세계는 국제세력권의 다변화, 공산세계의 분열·「유럽」과 일본의 진출,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의 강한 입김 등으로 특징지어 진다. 이들 요인들과 함께 경제면에서는 국가간의 상호의존도가 높아가고 있다.
그래서 정치적으로는 대결이, 경제적으로는 협조의 양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차원에서는 이념적인 적대감이 계속되고 있으나 핵무기 분야에서는 대안이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2차대전 직전과는 훨씬『복잡한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위기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현재의 확고한 인식과 미래의 희망에 대한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역사의 개혁과 이를 위한 미국의 기여하는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화해의 상황에서는 어느 한쪽이 국지전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화해의 첫째 목적은 전면적인 핵 전의 위험성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이며 우리는 확실히 이점에서 상당한 성공을 이루었다. 둘째 목적은 중부「유럽」의 경우처럼 국가간의 이해가 첨예화된 지역에서 직접적인 충돌을 줄이자는 것이고 이것도 상당한 진전을 보았다. 셋째 목적은 자제를 위한 자극을 줄 상호관련성을 맺는 것이고, 넷째는 주변지역에서의 충돌을 감소시키는 것인데 이 두 가지 목적은 순탄치가 못하다.』
-모택동이나「브레즈네프」가 사라진 다음에도 미-소-중공의 3국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외교정책의 문제는 그때그때 상황의 현실성으로 파악하는 것이지 어느 개인에 결부되는 것이 아니다. 현실상황은 어느 정도 바뀔 수가 있다. 그러면 외교정책도 바뀌기 마련이다.
「아시아」의 현실은 소련-중공의 지정학적인 상위에 지난 역사의 기억까지 점철되어 있다. 우리로서는 이 틈을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부추기지도 않을 것이며 이 갈등은 우리가 조성한 것도 아니다.
이 현실은 어느 정도까지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에게 영향을 줄 변화도 있을 것이며 우리는 이를 인식해야 한다. 또한 바로 앞의 위험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앞으로 장기간 닥쳐올 위험을 등한히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외교정책의 기본구도는 완벽하며 이 사실은 입증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 외교정책이 건재 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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