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산당 크게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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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로마 17일 AP합동】서방 최대의 「이탈리아」 공산당은 17일 발표된 「이탈리아」 지방 선거의 최종 개표 결과 총 투표수의 33·4%인 1천14만9천l백35표를 획득함으로써 「이탈리아」 선거 사상 처음으로 수도 「로마」를 비롯, 「밀라노」「토리노」 등 주요 산업 도시를 장악하는 대 진출을 보였으며 1947년 이후 처음으로 연정 참여의 길을 터놓았다.
15개 주 의회와 그 밖의 시·읍의 의회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l5, 16 양일간 실시된 이번 지방 선거에서 공산당은 5년 전 지방 선거 득표율 보다 5·5%가 증가된 33·4%의 득표율을 보인 반면 집권당인 기민당의 득표율은 5년 전의 37·8%에서 35·3%로 떨어졌으며 사회당과 군소 좌익 정당을 포함한 「마르크스」주의 정당이 획득한 총 득표율은 47%에 달했다.

<해설>높아진 이 공산당의 연정 참여 가능성
이번 선거가 지방 선거이기 때문에 공산당이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해서 당장 연립 정부에 공산당이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공산당의 참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업저버」들은 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산당이 대거 진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30년간의 기민당 장기 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저항감, 2차 대전 후 최악의 경제 위기와 집권층의 부정 부패, 또 투표권이 올해부터 21세에서 18세로 내려져 좌익 경향의 신세대들이 투표에 참여한 점등이다.
현재의 「이탈리아」정부는 30년간 35번째 바뀐 「알도·모로」 수상의 중도 좌파 연립 내각으로 기민당과 공화당이 내각을 구성하고 의회에서는 사회당과 사민당의 협조를 얻어 간신히 안정 세력을 형성해 왔다.
73년부터 역사적 타협을 내세운 「엔리코·베르링구에르」 서기장의 「이탈리아」 공산당은 때로는 소련을 비판하기도 하고 대서양 동맹 체제를 승인하겠다고도 할 뿐 아니라 「가톨릭」 질서에도 적응하는 등 연정 참여를 위해 놀라울 정도의 수정 노선을 택해왔다.
그러나 「아민토레·판파니」 기민 당수를 비롯한 비공산계에서는 공산당과의 연정이 성립되는 경우는 자유 「이탈리아」의 종말이라고까지 공산당의 연정 참여를 극구 반대해 왔다.
공산당의 집권 가능성은 따라서 제1당이 되기 전에는 불가능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번 지방 선거의 결과로 공산당이 연정에 대한 더욱 큰 압력 요인으로 등장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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