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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원의 잇 주얼리] 브로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8면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이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곤충 문양 브로치를 시의 적절하게 착용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날의 쟁점을 알고 싶다면 그의 브로치를 확인하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온갖 종류의 커다란 꽃 문양 브로치를 공식 석상에 착용하고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초부터 브로치를 즐겨 착용한다. 브로치는 크기나 디자인, 착용 위치에 제한이 적어 이렇듯 시선을 끌기 수월한 장신구다. 때문에 착용자의 성격이나 취향을 대변하기에 가장 적합한 주얼리다. 보통 중·장년층 이상의 전유물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약간의 감각과 대담성만 갖춘다면 ‘사모님 브로치’의 압박에서 벗어나 충분히 젊고 세련되게 착용할 수 있다.

브로치는 일단 재킷과 한 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왼쪽 가슴 위, 쇄골 아래 착용하는 게 보편적인 착용법이다. 그러므로 재킷의 깃이나 어깨, 또는 윗주머니에 꽂아 지루함을 덜 수 있다. 감색이나 검정 재킷에는 백색 금속이나 보석이 많이 장식된 것이 좋고, 밝고 화사한 색상의 재킷에는 어두운 색의 브로치가 멋스럽다. 정장 재킷뿐 아니라 캐주얼 청재킷에 커다란 브로치를 착용해도 세련돼 보인다. 브로치가 클수록 귀고리나 목걸이에는 힘을 빼는 게 좋다.

브로치를 보다 젊게 연출하려면 대담한 스타일을 고르거나, 색다른 위치에 과감하게 착용하면 된다. 커다란 크기의 브로치라면 미셸 오바마처럼 카디건을 잠글 때 맨 위 단추 대신 꽂는다. 앞이 브이(V)자 모양으로 깊게 파인 원피스를 입는다면 가슴골에 꽂는 것도 참신한 방법이다. 한편 브로치를 펜던트 대용으로 사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며 평범한 목둘레 선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시중에서 파는 부자재를 사용하면 쉽게 펜던트로 바꿀 수 있다. 너무 작은 브로치는 지루하고 노숙해 보이므로 겹치기 유행에 맞게 여러 개를 한 곳에 모아 꽂으면 한결 젊어 보이기도 한다.

낮과 밤의 변신에도 브로치는 탁월한 소재다. 밋밋한 디자인 원피스라면 저녁 모임에는 큰 브로치를 오른쪽이나 왼쪽 허리에 꽂거나 풍성한 스카프에 포인트로 달아도 좋다. 머리핀 대용으로 올림 머리에 장식으로 활용하거나, 실크 소재로 된 팔찌에 달면 화려한 변신이 가능하다. 또 벨트 버클로 응용하거나, 핸드백이나 클러치백에 부착해서 신선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또 브로치는 대개 굵은 모직으로 짠 ‘트위드(tweed)’ 소재 모자나 중절모의 일종인 페도라(fedora) 옆 장식으로도 잘 어울린다. 오래된 스타일 브로치가 처치 곤란이라면 구조적이고 현대적인 의상에 착용해 ‘올드 앤드 뉴(old & new)’ 조합을 만들어 봐도 좋을 것이다.

꽃과 함께 브로치로 가장 많이 쓰이는 디자인 소재는 곤충이다. 나비·잠자리·벌·무당벌레는 여성스럽고 우아하다. 반면에 거미·풍뎅이는 개성이 강해 파격적이지만 젊은 매력이 있다. 얌전한 문양을 선호하지만 시선을 끌고 싶다면 화려한 보석이 잔뜩 박힌 제품을 고르면 된다. 한편 부피가 큰 브로치를 가벼운 옷에 착용할 때는 속옷 끈과 함께 꽂거나 스펀지를 옷 안쪽에 대면 안전하게 지지할 수 있다. 뒷면에 자석이 부착된 제품은 옷감에 손상을 주지 않아 실용적이다.

보석 장식 전문가 윤성원 starwish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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