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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민속연등회 재현-「녹야원」주최 북악「스카이웨이·풀」광장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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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한불교종 녹야원(주지 김도안 스님)은 17일 하오 불탄 2519년 기념 봉축전야제행사로 서울 정릉 북악「스카이웨이·풀」장 대광장에서 이조 태종 이후 단절됐던 우리 고유민속놀이의 하나인 4·8민속연등회를 재현했다.
오색등을 든 2백여 명의 단원들이 법성가를 제창하며 해인도와 십파나밀도를 따라 탑을 중앙에 두고 행렬을 사방으로 분산, 둥근 달·반달·우물 등 갖가지 형태를 그려 나가는 모습은 마치 극락의 천동천녀들이 노리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했다.
본래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의 일종으로 성행했던 연등회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것은 신라 진흥왕 12년(서기 551년)-.
민간 토속신앙과 융합돼 팔관회와 더불어 거국적인 행사로 발전돼온 연등회놀이는 고려 의종 때 1월15일로 날짜가 정해지고 왕을 비롯한 군관민이 모두 참석하는 민족의 명절이 됐다. 연등회가 정식 4월초파일 부처님 오신날 경축행사로 행해지기 시작한 것은 고려 공민왕 때부터-.
속칭 「탑놀이」라고도 불리던 연등회는 이조에 들어와서는 궁중이나 왕가에서 행한 백고좌고승법회와 연등놀이·법회 등으로 그 명맥을 겨우 이어왔지만 억불정책으로 거의 중지됐고 일제하에서는 완전히 단절되고 말았다.
이번 녹야원이 재현한 민속연등회는 해인도놀이·십바라밀도놀이·불꽃놀이 등 3가지-.
단원들이 드는 등은 과실·어류 등의 모양을 단 수박등·참외등·연화등·모단등·칠성등·봉등·닭등·거북등·잉어등과 같은 여러 이름이 있었으나 지금 전해지는 것은 연꽃등 팔모등 주름등·탑등·별등의 몇 종류만이 있다.
이번 연등놀이를 고증해준 민속학자 임동권 박사는 연동회의 민속학적의의로 『단순한 종교의식보다는 조상전래의 무속신앙과 융화돼 집단적인 민족 명절행사로 행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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