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바나나' 욕 먹고 떠난 로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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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화교 출신으로 첫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게리 로크(64)가 지난 1일 퇴임에 앞서 중국 관영매체의 원색적인 비난을 받았다.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는 지난달 28일 ‘잘 가시오, 게리 로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그를 ‘썩은 바나나’로 지칭했다. 겉은 노랗고 속이 하얀 바나나는 생김새와 달리 자신을 서양인으로 생각하며 사는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쓰인다. 이 사설은 “바나나를 오랫동안 놔두면 껍질은 썩고 하얀 속살도 까맣게 변한다”며 “화교 3세인 로크 대사가 미국 입장만 대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택연금 중이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의 탈출을 돕고 미국 유학길에 오르도록 지원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란 막말까지 썼다. 중국신문사는 로크 대사가 미 대사관이 독자적인 대기오염 측정을 통해 베이징의 심각한 오염 실태를 알린 것도 비판했다.

이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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