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서 역전, 승기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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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사히신문사가 주최하는 제12기 프로 10걸전에서 결승 5번 승부에 진출키 위한 준결승전이 24일 일본기원 특별대국실「청풍」에서 상오10시2분에 시작되었다.
작년도 우승자이며 최근 하시모도·쇼오지 10단에게 도전, 3연승 스트래이트로 「타이틀」을 획득한 임해봉 10단이 2분 늦게 대국실에 등장했고, 흑을 잡게 된 치훈이가 제1착을 우상귀 화점에, 임10단은 좌하 대각선 3삼에 서로 장고파인데다가 중요한 1국인 만큼 초반부터 시간을 끌었다.
두 귀를 확보한 임10단은 43분간 장고 끝에 28에 이어 30으로 침입, 손쉽게 새 귀를 차지해서 집 장만하기에 바빴는데 이것이 바로 임10단의 기풍. 자연 치훈이는 세력으로 대항할 수밖에 없었다.
백50까지로 도망간 54의 급소에 두어서는 백이 유망한 판세였다.
흑 67이하 83까지로 교묘하게 백을 분단시킨 후 99에 두게 되어서는 팽팽한 현세라는 중론-.
백100은 흑이 l85의 곳에 선수로 두는 것을 방비한 호수였고 따라서 흑99로는 185에 먼저 두고 싶은 곳-.
흑105때 106, 108,110등은 부자 몸조심한 것 같은 느낌이었고 사실 이 싯점에서는 근소하나마 백이 유망한 형세였다.
백이 124를 두었을 무렵 본국에 계신 아버지와의 국제전화 때 치훈의 패색을 풀죽은 목소리로 전했는데 그후 1시간 남짓만에 이겨버렸으니 내가 형세 판단을 그르친 것 같이 되어 버렸다. 치훈은 이후의 끝내기를 거의 완전무결하게 했고 반면 임10단은 여기저기에서 의문수가 튀어나왔다.
우선 144로는 146으로 두어(그러면 패가남)흑 전체를 잡으려고 해 볼 수도 있었고 또 144로는 4의1로 뛰었어야 했다.
196은 201에 두어 흑196의 곳 백200으로 두었으면 백이 두집 이익이었고 백220도 221에 두는 것이 한집 이익-.
결국 임10단은 이길 수 있는「찬스」가 많았음에도 그「찬스」를 모두 떨구고 2집반을 지고 말았다. 치훈은 종반 무렵까지 절망적이었던 바둑을 끝내기에서 역전시켜 승기를 잡은 것이다.<동경=조상연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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