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북 시인 풍토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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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7일 국회 본회의 대 정부 질문에 나선 신민당 송원영 의원은 『지금으로부터 3개월 전 정일형 의원의 「하야」 운운 발언으로 의회 민주주의의 한 권의 「필름」이 끊어졌다가 다시 이번 국회가 열리게 됐다』고 서두를 꺼낸 다음 『나의 발언 중 듣기 싫은 부분이 있더라도 끝까지 들었다가 당대의 능변가인 김종필 총리나 천리마 같이 쟁쟁한 각료들이 떳떳하게 토론으로 응수해 달라』고 요망.
송 의원은 특히 이원경 문공장관에게 『이 장관이 만사를 모른다고만 하는 것은 폭력배가 남을 때리고 「이것은 내 주먹과 당신과의 관계이지 나는 모른다」는 것과 같다』고 정부와 언론계 사태를 비유.
김종필 총리는 답변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졌으면 졌다고 솔직히 시인하는 정신이 아쉽다』고 지적.
김 총리는 그 예로 『지난 60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케네디」에게 10만 표 차로 진「닉슨」이 즉각 패배를 시인하고 축전을 보냈는데 우리 나라에선 지난 63년 대통령 선거 때 윤보선씨가 10만여 표로 졌는데도 「이번 선거는 무효이며 내가 정신적 대통령」이라고 말했다』며 『이런 풍토가 고쳐지지 않는 한 곤란하다』고 했다.
김 총리는 『역사는 써 들어가야지 씌어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자신의 사관도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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