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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교양] '원자 폭탄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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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폭탄 만들기 1,2/리처드 로즈 지음, 문신행 옮김, 사이언스북스, 각권 1만5천원

원자 폭탄은 현대 문명의 사생아다. 원치 않은 자식인 원자탄은 야누스의 얼굴을 가졌다.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과학의 총아로 각광받았던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핵분열이, 인류를 절멸의 위기로 끌고 갈 무시무시한 무기가 될지에 대해서는 애초에 이 프로젝트에 관여한 이들조차 예견하지 못한 것이었다.

1998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이자 20세기 1백대 베스트 논픽션에도 거론될 만큼 주목받은 이 책은 원자 폭탄의 탄생과 그것이 일본에 투하된 과정을 소설 형식을 빌려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하고 있다.

책은 원자폭탄 제조에 참여한 과학자들, 즉 엔리코 페르미.닐스 보어.로버트 오펜하이머 등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발을 담갔지만 그 과정에서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인간적 고뇌와 열정을 실감나게 그린다.

특히 일명 '뚱뚱이(fat man)'와 '홀쪽이(little boy)'라 불린 최초의 원자 폭탄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뒤 수십만명이 죽어가는 현장을 기술한 장면에서는 새삼 핵무기의 공포에 치를 떨게 된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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