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감기 들려고 할 때 무우즙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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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감기처럼 사람을 곤란하게 하는 질병도 드물다. 병이라고 말하기 창피할 정도지만 막상 감기에 걸리면 아무리 체구가 큰 사람일지라도 쩔쩔맨다.
때로는 감기쯤 하다가 합병증으로 크게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감기를 만병의 앞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감기의 예방이 특히 강조되는 것은 이 같은 감기의 맹랑성 때문이다.
감기를 예방하는 비방은 없을까.
예부터 무우를 효과적으로 잘 이용하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무우를「주스」로 만들어서 마시는 방법이다.
감기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호흡기 질환에 무우가 특효라는 믿음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은 건강한 몸으로 사업을 하는 P씨(43세)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10년 전에 결핵을 앓은 일이 있었지요. 집안에 한 어른이 무우를 날 것으로 먹어 보라고 권하더군요. 언젠가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본 것 같아 집 가까운 밭에서 직접 사서 날 무우를 매일 먹었읍니다. 그 밭의 무우를 다 먹을 때쯤 결핵은 감쪽같이 치료되었지요.』
P씨가 전적으로 무우만을 먹어서 결핵이 치료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무우가 결핵퇴치에 어느 정도 기여했을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혹자는 무우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비타민」과「미너럴」(무기질)로 이와 같은 사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예컨대 90㎎%의「비타민」C, 3천IU(국제단위)의「비타민」A, 그리고 1백90㎎%「칼슘」등이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고 퇴치하는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오랜 옛날부터 구전되어 온 무우「주스」요법이 여전히 민간요법으로 애용되고 있는 사실이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인 것 같다.
무우「주스」요법 처방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무우「주스」나 간 것 반「컵」 ▲생강 깐 것 적당량 ▲꿀 혹은 설탕 적당량. 이것에 더운 물을 부어서 한「컵」을 만들어 마신다. 코감기가 들지 않았나 느껴질 때, 등이 으슬으슬, 목이 간질간질할 때 이 무우「주스」를 마시면 더욱 좋다.
무우「주스」는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숙취·과식·어깨가 시리고 저릴 때·신경통·각기·식중독·열·통증·위산과다·소화불량 등에도 탁효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화에 자신이 없거나 위가 나쁜 사람은 자칫 부작용을 일으키기 쉬운 소화제나 위장약을 복용하기보다는 천연소화제로 알려진 무우「주스」요법을 실천해 볼일이다.
그러나 위궤양을 앓는 사람이 무우「주스」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오히려 해롭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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