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엣말 끝에 보고사항 들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여당이 17일 본회의에서 계류중인 31건의 안건을 처리하기로 함에 따라 국회본회의장에서는 여야가 다시 실랑이를 벌였다.
정 의장이 10시40분 개회를 선포, 『우선 보고사항부터 듣겠다』고 하자 김형일 신민당총무가 발언대로 쫓아나가 『의장 보고 전에 의사진행발언이 있다』고 소리쳤다.
이때 신민당 의석에서 송원영 황낙주 엄영달 문부식 의원이 나가 보고를 하려는 길기상 의사국장을 제지했고 여당 의석에서도 성락현 이도선 서상린 김용호 의원이 달려나와 옥신각신을 하자 정 의장은 개회 1분만에 정회를 선포.
본회의가 정회되자 여당 의원들은 『보고를 빨리 듣자』고 소리를 질러 여야는 의석에서 서로 고함을 치는 등 한동안 대치. 여당 석에서 박준규 의원(공화)은 『보고사항부터 듣자』고 소리를 치고, 정무식 의원(공화)은 『까불지마』라고 야유.
신민당 의석에서 황낙주 류제연 의원 등은 『왜 의사진행발언도 안 주느냐』『대정부질문을 계속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등으로 여당측에 대꾸했는데 성락현(공화) 황명수(신민) 의원간에 서로 밀치고 당기는 등 어린애 싸움 같은 촌극을 벌여 의석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53분 정 의장이 속개를 선포하자 김 신민당 총무가 의장석으로 올라가 한동안 얘기를 나누었고, 뒤이어 황낙주 부총무도 의장석으로 쫓아 올라가자 신동관 의원(공화)이 『내려와』라고 고함.
공화당의 김용태 총무와 성락현 부총무는 아예 의석을 맨 앞줄의 정 의장과 오유방 의원 자리로 옮겨가 앉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 회의는 57분 보고사항을 듣고 김충수 의원의 의원선서를 들었으나 김 신민당 총무의 의사진행발언이 문제되어 다시 정회.
정 의장이 발언권을 주자 김 신민당 총무는 여당의 웅성거림을 보고 『조용히 해요』라고 몇 차례 제지한 뒤 발언을 시작, 「하야」운운한 정일형 의원의 발언대목을 다시 말하자 여당석에서 『그따위 소리 집어치워』 『의사진행발언이나 해』라고 고함. 『떠들지 마시오』 『그렇게 충성 안해도 돼』하고 응수하면서 김 총무가 그 발언을 계속하자 전 여당의원이 『집어치워』 『그만해』 『내려와』라고 고함을 지르며 벌떼처럼 일어나 발언을 제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