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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겨울 별자리 관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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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측실에 놓인 ‘리치-크레티앙식’ 망원경을 보는 김윤성 학생기자.

“저 별은 삼왕성(오리온자리), 목동에게는 시계 구실을 하는 별이죠. 쳐다보기만 해도 나는 지금 시간이 자정을 넘겼다는 것을 안답니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별』의 한 부분입니다. 목동과 소녀가 밤하늘의 별자리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에요.

겨울은 별자리를 보기 좋은 계절입니다. 고개를 가만히 들어 밤하늘을 쳐다보면 반짝이는 별들을 볼 수 있죠. 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어요. 김윤성 학생기자가 서울시민천문대를 찾아가 2월 늦겨울에 볼 수 있는 별자리의 위치를 찾는 방법과 망원경 사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글=김록환 기자 , 동행 취재=김윤성(서울 학동초 5) 학생기자, 사진=우상조 인턴기자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습도(공기 중에 수증기가 포함된 정도)가 낮아 별빛이 선명하게 보여 별자리를 관측하기 좋다. 무엇보다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생긴다.

서울 중계동 서울시민천문대로 들어서자 어두운 공간이 보인다. 천체투영기라는 장비를 이용해 밤하늘의 모습을 재현한 ‘천체투영실’이다. 날씨에 관계없이 가상의 공간에 비춰진 밤하늘을 통해 별자리를 수 있는 공간이다.

“계절마다 볼 수 있는 별자리가 다르다고 배웠어요. 눈으로 별자리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학생기자의 질문에 서울시민천문대 이소정(27) 천문대장이 한 별자리를 가리켰다. “보통 오후 8~9시부터 볼 수 있는 별자리를 그 계절의 별자리라고 합니다. 2월의 경우 이 오리온자리를 포함해 큰개자리·작은개자리·쌍둥이자리·마차부자리·황소자리가 대표적이죠.”

이 중에서도 오리온자리·황소자리 등은 모양이 뚜렷하고 밝은 별로 이뤄져 더욱 찾기 쉽다. 2월에는 밝은 별 3개가 나란히 늘어서 있는 오리온자리나 황소가 달리는 듯한 모습을 한 황소자리가 잘 보인다.

굴절망원경을 통해 별자리를 관찰 할 수 있다.

별자리를 눈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북극성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다. 2등성(별의 밝기를 나타내는 기준. 두번째로 밝다)급으로 빛나는 북극성은 찾기 쉬운 편이다. 자신이 찾은 별이 북극성인지 확인하려면 주변의 별자리를 확인해야 한다. 북극성을 기준으로 양쪽에 알파벳 ‘W’ 모양의 카시오페아자리와 국자 모양 북두칠성이 있다면 제대로 찾은 것이다. 겨울에는 카시오페아자리가 더 잘 보이므로 카시오페아자리를 기준으로 직선상의 5배 거리에 밝게 빛나는 별이 있다면 북극성이라 봐도 좋다.

“모든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져요. 지구의 자전축(지구의 남·북극을 연결한 직선)을 중심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마치 별들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것처럼 보이죠.” 이 천문대장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사방의 별자리를 확인하면 보다 많은 별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성을 찾고 나면 본격적인 별자리 찾기가 시작된다. 오후 9시에 밤하늘을 바라보면 머리 위에는 그 계절의 별자리가 보이고 북극성 동쪽엔 다가올 계절의 별자리, 서쪽엔 지나간 계절의 별자리가 보인다. 미리 별자리 이름과 모양을 수첩에 써두고 하늘을 바라보며 맞는지 비교하는 것도 좋다. 북극성을 기준으로 관찰하면 머리 위로 2월의 별자리인 황소자리, 동쪽에는 봄의 별자리인 처녀자리, 서쪽에는 가을의 별자리인 물고기자리를 찾을 수 있는 식이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좀 더 선명하고 큰 별자리의 모습을 보려면 망원경이 필요하다. 천문대 5층으로 올라가자 거대한 돔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주관측실이라고 해요. 별자리가 포함된 성운과 성단을 관찰할 수 있죠.”

망원경은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별을 보기 위해 높은 곳에 설치된다. 주관측실은 7m 넓이의 원형돔으로 가운데에는 ‘리치-크레티앙식’ 망원경 한 대가 놓여 있었다. 렌즈의 지름만 600㎜에 달하는 거대한 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은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의 장점이 합쳐진 반사굴절망원경에 속한다. 들어오는 별빛을 렌즈에 통과시킨 후 반사경으로 반사시켜 빛을 확대하고 모아주는 원리가 적용됐다.

학생기자가 망원경으로 다가가자 ‘우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관측할 위치를 잡기 위해 돔 자체를 회전시키는 것이다. “망원경을 볼 때는 먼저 보고 싶은 위치에 망원경을 맞춰 하늘을 열어요.” 천문대장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돔의 지붕이 양쪽으로 열렸다. 하늘을 연다는 의미를 알게 된 학생기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망원경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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