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받는 「테스트」제도-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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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차대전 당시 징병에 처음 적용되기 시작한 이래 현재는 미국의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을 평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제도가 된 적성「테스트」·IQ「테스트」·학습능력 「테스트」등 교육 「테스트」제가 요즘 미국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 가을에도 약 67만5천명의 미 고교생들이 대학진학이 가능한가를 판가름 받기 위해 학사 「테스트」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이 「테스트」들의 내용이 상당히 수정되었다.
수정된 이 학사 「테스트」들 중 유수한 대학들이 흔히 채택하는 것은 「대학 입학시험 위원회」가 출제하는 학사 적성 「테스트」(SAT)인데 이 『학사 적성「테스트」』는 올해 3시간의 시험 시간을 2시간30분으로 다시 어휘력과 이해력·표준문어 등의 비중을 늘렸다.
이 유명한 『학사 적성「테스트」』의 내용이 바뀌었다는 것은 바로 각급 학교에서 실시되는 총 1천6백여 종의 교육 「테스트」들이 비판받고 있음을 뜻한다. 이 1천6백여 종의 「테스트」는 대부분 학생들의 지능과 학습능력을 올바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 인사들의 의견이다.
선다형 문제라는 것이 창조적인 학생의 창조력을 없앤다는 것, 제한된 시험시간 때문에 문제 속의 함정까지 깊이 생각하는 학생은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 몇 시간씩 계속되는 긴 시험은 창조력보다는 참을성을 「테스트」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 정서적으로 불안한 학생은 갈팡질팡 한다는 것, 질문지의 작성이 흔히 생활정도가 낮은 층이나 흑인 학생에게는 불리한 단어로 돼 있다는 것, 작문이나 대학에 재능 있는 학생은 이 재능이 표현되지 않는다는 것 등 비판은 끝이 없다.
가장 호된 비판을 받는 「테스트」는 IQ「테스트」다. 학사 위원회의 부위원장 「클레어리」는 선천적인 능력을 검사하는 이 「테스트」가 흔히 『「런던」에서 「샌프런시스코」까지의 거리는 얼마인가』하는 식의 성취 「테스트」라고 꼬집는다.
「뉴요크시티」대의 심리학교수 「플로트킨」은 학교에서의 이런 「테스트」에 낮은 점수를 얻어 하계 학교까지 다녀야 했지만 박사학위를 획득한 예가 있음을 지적하며 「테스트」가 흔히 아무렇게나 치러지고 있음을 개탄한다. 각급 학교 당국은 한 학생을 위한 「테스트」에 19 「센트」만 들이면 학생의 진학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당국은 간단히 「테스트」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인」주의 「보드웽」대학은 입학에 학사 위원회가 정하는 시험성적을 이제는 무시하며 「뉴요크」와 「워싱턴」은 「그룹」IQ「테스트」를 금지시켰다.
「테스트」성적이 나쁜 경우 교과과정 개편까지 불러 일으켰던 각종 교육 「테스트」들은 「캘리포니아」대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그 정확성이 10%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까지 지적되었다.
국립 교육발전 평가회(NAEP)는 계속 이런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을 평가할 의향으로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교육 「테스트」문제는 수년간 미국에서 논쟁의 대상이 될 것 같다. <미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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