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의 남침용 비밀땅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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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괴에 의한 대남 도발의 양상은 매년「유엔」총회의 개회기간을 축으로 하여 표면적으로나마 그 완급이 서로 교체되어 왔다. 이러한「패턴」에 따라서 북괴는 올해에도 년 초이래 더욱 격화시켜 온 무력도발을「유엔」총합 개막이후 표면적으로는 자제하는 듯 하다가 신춘에는 더욱 강화된 무력도발을 필 것으로 전망돼 왔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휴전선아래 남쪽 군사분계선 깊숙이에까지 대남 기습용 땅굴을 파놓음으로써 그들의 위장 평화공세의 정체를 여지없이 폭로하고만 것이다.
15일 밤「유엔」군 사령부발표에 의하면, 북괴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의 군사분계선 남방 1㎞까지「콘크리트·터널」을 구축했으며, 북괴는 그 사실이「유엔」군 소속 민정경찰대의 정상적인 수색정찰 중 발각되자 기관총사격을 가하는 등 이중적 휴전협정위반을 자행한 것이다.
적발된 땅굴은 그 규모로 보나 노획된 시설물로 보나, 북괴가 얼마나 대남 기습 공격에 주도면밀한 준비를 해왔던가를 스스로 폭로한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수없이 되풀이된 지상 및 해상도발이 그때마다 우리국군의 철통같은 경비태세로 말미암아 좌절되자 이제 이번에는 그 궁여지책으로 두더지처럼 지하에 땅굴을 파, 이 비밀통로를 통해 간첩과 대규모 무장병력을 침투시키려다가 그 실용일보 전에서 덜미가 잡혔기 때문이다.
북괴는 휴전협정이 성립된 53년이래, 하루에도 평균 3건 이상씩의 휴전협정 위반을 감행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들이 저지른 이같은 위반사실이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제기될 적마다 그것이 도리어「유엔」군 측의 도발이라고 생떼를 쓰는가 하면, 다툴 수 없이 명백한 물증을 눈앞에 제시해도 엉뚱하게도 이 모든 것이 우리측의 조작이라고 우기는 철면피만을 되풀이 해왔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군사분계선 남방 1㎞까지 깊숙하게 땅굴을 파놓은 데다가 더군다나 그것이 폭언91㎝, 높이1m22㎝이 되는 반영구적「콘크리트」지하군사시설이라는 것이 물증으로 제시된 이상, 이를 어떻게 변명할 것인지 세계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이제 한국문제에 대한「유엔」총회의 토론을 앞두고 우리측은 이 엄연한 물적 증거를 갖춘 북괴의 대남 도발을 전세계에 널리 공표 해야 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괴는 그 동안에도 휴전협정 명문을 위반하고 휴전선 일대에다가 무수한 진지를 구축, 전투부대를 재배치했음은 물론, 서해안에는 해공군의 대남 도발용 전진기지를 구축, 여기에 신예장비를 설치하는 한편, 지난 1년간은 비무장지대를 완전 요새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군사분계선 남방으로까지 뻗은「터널」은 바로 그들의 이같은 대남 침략준비의 더 한 층의 진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서종철 국방이 밝힌 바로는 이같은 지하 「터널」은 그밖에도 비무장지대 전역에 걸친 수개 처에 더 있으리라는 것이다. 일선장병들은 앞으로 더울 철저한 경계태세를 갖추어 적의 침투로를 남김없이 적발 분쇄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무리 물적 증거를 가지고 이 엄연한 휴전협정을 위반 규탄한다 하더라도 단 한군데서라도 이같은 통로를 통한 침투공작이 성공한다면 북괴는 무슨 수를 쓰고서라도 이 땅굴전술의 매력을 잊지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괴가 1백55「마일」휴전선 일대에 이같은 지하「터널」을 굴착했다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요망하는 세계여론에 대한 중대한 도발을 실증하는 뚜렷한 증거들이며 그들의 철없는 불장난이 이제 또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을 재발시킬지도 모른다는 경종을 울려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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