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난동의 연·고전을 개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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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스포츠」의 연·고대 정기전은 전통으로 보나 그 대학이 우리나라 사학계의 명문이며 최고지성인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그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 경기전이 벌어질때가 되면 그 현란한 응원과 발랄한 젊음의 열전에「매스컴」과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의 연·고전 첫날경기를 보느라니 그저 한심하고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기전은 영국 「옥스퍼드」, 「케임브리지」의「요트」와「럭비」, 미국 「하버드」, 「예일」의 미식축구, 일본의 조-야구전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필자가 과문의 탓인지는 모르나 최고의 지성들이 대결하는 이런 정기전에서 상식이하의 난투극과 응원단의 소동이 있었다고는 듣지 못했다.
오히려「페어·플레이」와「젠틀먼쉽」을 발휘해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의 장래에 대해 흐믓한 감을 주고있다고 알고있다.
그러나 우리가 아끼는 연·고전은 어떤가?
27일에 있었던 것처럼 선수들 사이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오고가다가 난투극이 벌어졌는가 하면 응원단에서는 몰지각한 취객이나 할 수 있는 빈병을 마구 던져 TV로 이를 지켜보던 전국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것이 과연 우리나라 최고지성들이「우정의 대결」이란「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벌이는 젊음의 발산일까. 그리고 이같은 추태를 벌이면서도 내일의 역군이며 상아탑의「엘리트」라 자부할 수 있을까! 좀더 최고의 지성인답게, 그리고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페어·플레이」를 할 수 없다면 이 대회에 아무도 기대를 걸지 않을 것이다. <김용모 전 대한체육회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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