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투자자문사 대표 "굿값 17억 돌려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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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TV 미스터리 추적 프로그램 등에 자주 나와 이름이 알려진 서울 강남의 여성 무속인이 17억원대 사기 굿 혐의로 고소당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장기석)는 10일 사설 증권투자 자문업체 B사 대표인 이모(37)씨가 “실제 굿과 기도를 해줄 의사도 없으면서 받아간 돈을 돌려달라”며 여성 무속인 S씨(31)를 지난해 고소한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S씨는 검찰에서 “실제 해외에 나가 20~30차례 굿과 기도를 했다”고 맞서고 있다.

  이씨는 2009년 8월 서울 여의도에 유사투자자문회사인 B연구소를 설립한 뒤 증권방송 등에 출연했다. 수십억원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그 즈음 강남에서 뛰어난 신기(神氣)와 미모로 소문이 난 S씨를 찾아가 자신의 지병 치료와 사업 성공을 위한 굿과 기도를 부탁했다. 이씨는 한 번에 많게는 5000만원에서 1억원씩 모두 17억여원을 건넸다. 하지만 이씨는 2011년 5월 갈림길에 섰다. 당시 S씨는 신세대 무속인으로서 한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형수술을 받은 사실을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반면 이씨는 투자에 실패한 뒤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결국 재판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나서 돈 회수에 나섰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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