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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늦으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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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금속 공해」는 머지 않아 우리의 일상도 위협할 것 같다. 한강 물을 대고 있는 김포평야의 쌀 속에서 수은과 「카드뮴」이 발견되었다. 한 대학의 공해문제 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 오염도는 아직 미미한 정도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보다 중요한 것 같다. 한강 물이 앞으로 보다 맑아지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한강 물은 넓은 김포평야를 지나 인천 앞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쌀 못지 않게 그 연안에 있는 조개나 물고기의 오염도 걱정스럽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그 한강 물을 서울과 인천 시민들이 매일같이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사실이다.
수은이나 「카드뮴」 중독은 너무도 유명한 「이따이·이따이병」이나 「미나마따」병 (수오병)에서 그 실례를 볼 수 있다. 「미나마따병」은 일본 구주의 「미나마따」 연안에 사는 주민들에게 발생한 병이다.
이들은 해안의 어패류를 잡아먹고 그 병을 앓게 되었다.
「미나마따」 연안엔 수은이 섞인 공장폐수가 흘러 들어가 어패류가 이미 오염되어 있었다.
「미나마따병」 환자는 팔·다리가 마비되고, 뼈가 물렁물렁해지며, 걸음을 걸을 수 없고, 눈까지 멀게된다. 일본에선 이 전율적인 병의 원인을 찾아내는데 만 14년이 걸렸었다. 물론 사망자도 적지 않았다. 「이따이·이따이」병은 「카드뮴」오염의 경우이다. 「이따이」는 「아프다」는 뜻의 일본어. 일본 「도야마」(호산) 평야의 농작물을 먹은 사람들 중에서 발생한 병. 이 평야엔 아연 제련소의 폐수가 흘러 들어가 그 속에 섞여있는 「카드뮴」이 오염되어 있었다. 이 병 역시 전신마비가 일어나는 무서운 증세를 갖고 있다. 1백19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 병도 그 정체를 밝히는데 22년이나 걸렸다.
중금속으로 인한 중독현상은 수은·아연 말고서도 「크롬」·비소·동·「시안」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런 중금속을 촉매제나 원료로 쓰고있는 공장이 우리 나라에도 5백70여 개소나 된다. 그 가운데 1백10여 개가 서울 일원에 집중되어 있다. 서울시의 조사에 의하면 중금속 공해 예상업소의 16%인 18개 공장은 이미 배출 허용한도를 훨씬 초과한 오염폐수를 내놓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D화학의 경우는 「카드뮴」 검출량이 허용기준의 30배를 넘고 있었다. 동의 경우 허용기준의 83배를 초과한 공장도 있다. 결국 김포평야의 농작물 오염은 이들 폐수가 흘러 들어간 때문일 것이다.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아직은 괜찮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안일론 이야말로 내일의 공포를 외면한 무책임한 사고방식이다. 안일과 무책임이 쌓이면 그 결과가 곧 무서운 공해가 되기 쉽다는 것을 당사자들은 알고 있어야할 것이다. 『내일이면 늦으리…』를 새삼 실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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