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정치를 시키고 싶은가-미 아이오와대, 한국유권자의 정치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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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정당정치에 대한 의식수준 및 기대, 그리고 야당의 활동에 대한 관심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여론조사결과가 최근 발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부설 「비교 입법조사연구소가 주관해서 실시한 이 여론조사는 73년8월부터 11월까지 3개월에 걸쳐 국회의원·지방유지·고급공무원 및 전국12개 선거구 유권자 2천4백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미국의 저명한 대학교수들과 한국쪽에서 서울대문리대 배성동 교수·「아이오와」대학의 김종림 박사가 이 조사에 참여했다. 그 결과는 배 교수에 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행되는 『선거관리』(계간·제7권 제1호)에 소개 됐다. 중요한 설문과 응답내용을 소개해 보면-.

<정치에 관심 없다 남 38%, 여 62%>
「우리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정치문제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남자의 17%가 「대단히 많다」는 반응이었고 45%가 「약간 있다」, 38%가「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자의 경우는 62%가 관심이 없다고 했고 5%만이 「대단히 많다」는 반응.
연령별로 보면 남녀같이 나이가 많을수록 대체로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남자의 경우 20대 21%, 30대 34%, 40대 37%, 50대 52%, 60대 57%로 「관심 없다」는 비율이 높았다.
학력별로는 교육정도와 정치 관심도가 남녀 모두 비례, 학력이 높을수록 정치적 관심도가 높았고 지역별로는 서울이 지방보다 훨씬 높은 관심도(남자의 경우 85대57)를 보이고 있다.

<「양당제 찬성」에 남 58%, 여40%>
양당제를 찬성한 유권자가 남 58%. 여 40%. 일당제는 남 5%, 여12%, 다당제는 남 26%, 여 15%의 찬성률을 각각 보여 높은 양당제지지 경향을 드러냈다.
정당이 하나도 필요 없다는 질문에는 남 12%, 여 33%(평균 22.5%)의 반응.
연령과 정당 수에 대한 견해간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으며 서울과 지방간의 차이도 크게 없는 것이 특징. 다만 정당 불필요 주장에는 여자 40대 이상이 두드러진 편(40대 36%, 50대 48%, 60대 이상 75%)이나 정당에 대한 지식의 부족에서 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 정치가 희망|고학력·도시인 낮아>
『자녀가 장차 정치가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찬성하겠느냐』는 질문에 남 66%. 여 53%가 찬성을 표시했으나 학력이 높을수록 반대률이 높다.
국졸이하 남자는 자녀의 정치가 희망이 80%로 높으나 고졸이하는 67%, 고졸이상은 48%이며 여자도 70%, 45%, 35%로 학력이 높을수록 찬성률이 저하.
지역별로는 지방이 남녀모두 서울보다 정치가 희망이 높은데 서울의 경우 남자는 찬성률이 47대40%로 높으나 여자는 오히려 36대57%로 낮은 것이 두드러진 특색이다.

<「야당은 민주 해처」질문에 젊은 층일수록 부정>
『야당은 민주주의를 해치는 수가 많다』는 질문에 남 14%, 여 11%만이 찬성을 표시했을 뿐 남 59%, 여 24%가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연령별로는 젊은 세대일수록 학력별로는 학력이 높을수록 반대률이 높아 우리나라 정당정치에 고무적인 일면을 보여주었다.
야당의 역할 중 『야당은 사회여론을 반영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관』이라는데 대해 남 58%, 여 24%가 찬성을 표시했는데 여자의 70%이상이 「모른다」는 반응을 보여준 것은 교육과 정치의식 수준이 낮다는 표현으로 간주된다. 『야당은 현실적으로 집권할 능력이 없다』는 질문에 남 33%, 여 13%가 찬성을 표했고 남 29%, 여 14%가 반대의사를 표시하여 남자는 집권능력이 없다는 견해가 우세한데 비해 여자는 근소한 차이나마 집권능력을 인정하고있다.
연령별로 야당의 집권능력 유무에 대해 남자의 경우 20대·30대는 38%대37%, 37%대27%로 집권능력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나 40대는 24%대 48%로 집권능력에 가장 비관적인 견해를 표했고 50대·60대도 23%대 25%, 22%대27%로 비관론이 우세.
학력별로는 국졸이하가 비관적인데 비해 국졸이상부터는 6%내지 8%차로 낙관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40대가 24%대48%로 야당의 집권 능력에 부정적 반응을 나타낸 것은 사회에서 한참 일하는 40대에게 야당이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로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겠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야당의 존재와 역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정당정치의 앞날을 밝게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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