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조업계 판매「카르텔」형성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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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부 제조업계가「덤핑」방지를 위한 판매「카르텔」형성 및 재고조절을 위한 합의 조단에 나서 업계의 불황대책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2일 재계 소식통에 의하면 재고 누증으로 출혈경쟁을 벌이던 소모방 업계가「아크릴」사에 대한 판매「카르텔」을 이미 형성했으며 면방업계도 3일 회원 사장회의를 소집, 출고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함으로써 사실상 판매「카르텔」을 결성할 기세다. 「아크릴」사의 경우 그동안 대「메이커」들이 30∼50%의 합의 조단을 실시해 왔으나 수출과 내수의 부진으로 재고가 더욱 증가, 투매 움직임이 보이자 이번에 판매「카르텔」을 형성한 것이다.
「아크릴」사의 공급비율은 한일합섬 55.3%, 태광산업 10.6%, 나머지 34.1%는 13개 업체가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면사의 경우 현재 재고량은 작년동기의 9배인 1만3천t에 이르러 시중가격이 직배가격 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는 형편이므로 투매 방지를 위한「카르텔」형성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철근·판유리 업계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조단에 들어갔으나 수요감퇴로 어음 반제 기한을 늘리는 등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철근의 경우 월 생산량을 5만5천t에서 4만t으로 줄였으며 시중가격은 대리점 인도 가격보다 3천∼5천원이나 낮고 판유리는 시설의 55%만 가동하는데도 재고가 늘고 있다.
또 합판은 막대한 비축자금의 압박까지 겹쳐서 사실상 투매 경쟁이 시작되었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판매「카르텔」이 결성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일부 업계의「카르텔」이 결성 움직임은 다른 불황업종에까지 점차 확대될 전망인데 물가당국은 불황「카르텔」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나 유통질서의 교란이나 가격「카르텔」등 공정거래를 해치는 경우는 이를 단속할 방침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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