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국제적 지도력 약화|국제경제에도 암운 던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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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 하원법사위에서「닉슨」대통령탄핵권고안이 큰 표차로 가결됨에 따라 세계의 정치·경제면에서는 미국정부가 차지해온 국제적지도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강력히 대두하고 있다. <외신종합>
이 사건의 영향은 단순히 미국 안에서「인플레」억제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운영이나 보호무역주의의 행방이 주요국가의 경제에 간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신 국제「라운드」교섭, 국제통화체제의 개혁문제, 석유를 중심으로 하는 자원문제와 이것과 관련된 개발도상국원조 등에도 직접적으로 파문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으로 앞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이 결과적으로 고립주의로 기울어지기 쉬우며 국제경제체제의 재건이 정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는 견해가 많으며 세계경제의 방향설정을 위한 모색이 강력히 나타날 것이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만약 이 사태가 다시「닉슨」퇴진과 같은 사태를 불러올 경우 다음 미국정권은「내정에서 평판이 나빠도 외교에서 점수를 딴다」는「닉슨」노선과의 대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지난날의「몬로」주의와 흡사한 내정중시형의 일종의 고립주의로 기울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닉슨」정권이 존속하는 경우에도 외교능력의 저하가 결과적으로 똑같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제네바28일 공동·합동】미 하원법사위의「닉슨」탄핵건의안 가결로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관세무역일반협정(가트)의 다국 간 무역교섭(동경 라운드)이다.
관계소식통에 의하면 미 상원은 금년가을 일체의 법안심의를 보류하고「닉슨」탄핵문제만 다루게 되기 때문에 통상개혁법안은 연내에 타결되지 못하여 결국「동경라운드」의 실질교섭이 내년으로 이월되든 가, 아니면 폐기될 가능성조차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소 제2차 전략무기제한협상(SALT)은 8월초 재개될 예정이었는데「닉슨」탄핵의 공산이 커짐에 따라 미-소 정상회담에서 표명된 75년의 협정체결은 어렵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구주안보협력회의도 이를 적극 추진해 온「닉슨」대통령이 궁지에 몰림으로써 지금까지 보였던 것 이상으로 그「템포」가 늦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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