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만 번잡…거래는 한산|연탄 카드제 실시 첫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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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4일부터 실시된 연탄 구매 「카드」제는 실시 이전에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가 계획상의 헛점을 악용하는 판매상들의 농간으로 각가지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19일부터 23일까지가 기록장제 (「카드」없이 판매소에 기록만 하고 20개씩 사가는 것)를 실시하면서 동사무소를 통해 구매 「카드」를 각 가정에 배부토록 했으나 23일까지 주민등록 미 이전 가구는 물론, 주민등록이 등재된 가구의 약 20%가 「카드」를 받지 못해 항의하는 소동도 일어났다.
일부 판매소는 연탄을 많이 확보해 놓기 위해 단골 거래 가구를 찾아다니며 미리 「카드」를 수집, 매점 배달하는 이상 현상을 일으켜 「카드」제의 실효성 마저 적어지고 있다. 이밖에 생산 판매가 금지된 중탄 (31공탄)이 종전 가격의 2배인 1백20원까지 홋가 되기도 했다. 「카드」제 실시 첫날인 24일 각 연탄 직매장은 예상과는 달리 거래가 한산했다.
판매소 상인들은 연탄 비성수기인 여름철인데다 언제라도 「카드」만 있으면 살 수 있다는 안도감과 이미 2∼3개월 분을 미리 구입해놓은 가정이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특히 종로구와 중구 등 중심가는 거래가 거의 없었는데 종로구 봉익동 159 삼표 연탄 직매장 「형제 연료사」 (주인 유영옥·40)는 하루 2천장씩 팔리던 연탄이 「카드」제가 실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23일까지는 4천장으로도 부족했으나 24일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대성 연탄 직매장에서도 하르 1천여장씩 팔리던 것이 1주일 전부터는 2천5백장씩으로 1천5백여장의 가수요가 있었으나 24일 상오 현재는「카드」를 맡기고 주문해오는 수요자가 거의 없다고 했다.
「아파트」가 밀집된 여의도동은 23일 현재 단 1장의 연탄 배급 「카드」도 발급되지 않아 연탄 파동에 아랑곳없는 이색 지대임을 말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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