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통일 및 외교정책-「한반도 주변 정세와 남북한관계」학술회의 중계(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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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통일정책, 평가와 전망>-이영호(정책개발원)
70년대에 들어와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취한 8·15선언, 남북적십자회담제안, 7·4공동성명, 6·23외교선언 등 일련의 평화통일정책은 남북의 자유로운 합의에 의한 평화적 방법을 통해 통일을 성취하자는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평화통일정책은 북한공산주의 집단을 상대적으로 인정하고 일정기간의 평화공존을 통해 점진적인 통일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다시 말해서 남북간의 긴장상태를 완화시켜 통일기반을 조성하는 여건을 완성시킴 후 점차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는 원대한 뜻이 포함돼 있다.
일부 국민들간에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의 남북한 동시가입이 분단을 영구화하며 두개의 한국을 인정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되고도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남북한 공존을 통한 통일기반의 조성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돼야한다.
한반도에 있어서 평화를 구축하고 통일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①남북이 평화통일 의지를 보다 확고히 밝히고 ②비무장지대를 명실상부한 비무장지대 화하며 ③비무장지대를 평화목적에 이용하는 한편 ④휴전협정을 상호불가침조약으로 대치하고 ⑤동북아 안보회의를 구성, 국제평화군을 한반도에 주둔시킬 것이며 ⑥남북한이 실질적으로 준비를 감축하는 등 6단계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통일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평화통일의 작업에서도 ⓛ평화적 방법의 준수 ②남북의 실질적 상호인정 ③양 체제의 안정을 파괴치 않는 점진적 방법의 채택 ④완전 중립화원칙의 고수 ⑤「느슨한 통합」(loose integration)에서 「보다 죈 통일」(tighter unification)의 원칙 등이 지켜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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