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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 사건엔 집중 심리가 효율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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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중재센터 초대 이사장인 신영무(70)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지난 23일 “국내에서 행하는 중재 사건에서도 집중 심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이사장은 센터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변협 회장에 당선됐고 실제로 재임 중 설립 허가를 받아냈다.

 -센터 설립에 적극 나선 배경이 있나.

 “국제중재는 ‘대체적 분쟁 해결제도(ADR)’가 발전할수록 각광받는 첨단 지식산업 분야다. 다국적 기업간 분쟁은 요새 거의 재판으로 안 가고 중재로 해결한다. 중재 시장이 법률 시장 소송의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이런 분야에 한국의 젊은 변호사들이 진출할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중재센터가 있으면 국제중재 사건 유치에 도움이 된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니 우리(법조인들)라도 나서자고 생각했다.”

 -국내 국제중재 사건 심리에서 중요한 게 있다면.

 “내가 1980년대 중반 런던, 파리, 헤이그 등에서 국제중재 사건을 직접 맡아 해 봤다. 거기선 1~2주일간을 심리 기일로 잡아놓고 집중 심리를 한다. 반면 국내 중재기관에선 3~4주 만에 한번씩 한다. 비효율이고 진실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

 -중재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

 “놀라운 건 영국의 런던대학 등이 지난해 3월 금융기관의 인하우스 변호사들에게 서베이를 했는데 압도적 다수가 금융거래 관련 분쟁도 소송보다 중재로 해결하는 게 더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금융분쟁은 런던이나 뉴욕의 법원에서 진행했으나 이젠 중재 쪽으로 간다는 얘기다. 중재의 장점으로는 ▶비밀 유지 ▶저렴한 비용 ▶단심제에 따른 신속성 ▶해당 분야 전문가의 판단 등 네 가지가 꼽혔다.”

 -지난해 전 세계 7개 중재기관 등과 협력관계 MOU를 체결했던데.

 "중재 심리 사건 유치 협력 차원에서다. 주요 사업이 성공해야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다.”

 -올해 계획은.

 “20여년 전 뜻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비로 나라발전연구회를 만들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이승훈 서울대 교수 등이 주축이다. 70대가 되면서 다시 만나 사회발전을 위해 제 역할을 하기로 했다. 법치주의 확립의 천적인 부패와 비리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나라발전정책포럼 개최와 글로벌리더 양성에 주력하려 한다. 4월 말에 창립총회를 한다. 이제 변호사 해서 버는 돈은 전액 이 운동에 투자할 것이다. 좌우 이념 구분 없이 아우르고 싶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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