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수입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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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원자재 수입 수요가 국내의 과다 재고와 국제 가격의 하락세 때문에 최근 들어 부쩍 줄고 있다.
정부는 국내 비축용 원자재 확보를 위해 4월말까지 무역 신용으로 6억1백만「달러」, 일괄 불로 6억8천5백만 「달러」 도합 12억8천6백만「달러」 어치의 원자재를 긴급 수입할 계획이었으나 최근까지의 실적은 무역 신용 4억2천만「달러」, 일괄 불 4억3천만「달러」 도합 8억5천만 「달러」로서 계획의 66%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불과 작년 말을 고비로 품귀 상태가 풀리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정부는 작년 12월에야 원자재 조기 확보책을 세워 금년 3월에 이를 확대함으로써 원자재 확보의 적기를 놓쳤음은 물론 가장 값이 올랐을 때 금융 지원 등에 의해 수입을 촉진하는 결과를 빚었다.
최근 들어 원자재 수입이 부진한 것은 ①국내 대「메이커」들이 국제 가격 상승에 대비, 수입을 서두른 결과 이미 6개월 내지 최고 2년 분의 재고를 갖고 있고 ②최근 들어 국제 가격이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③그 동안 매점 매석됐던 화공 약품 등이 시장에 많이 나와 국내 가격이 내림으로써 수입상들도 신규 수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원자재 긴급 수입 계획 중 석유 화학 및 화공 약품의 수입이 부진하며 소맥 등도 국내 재고 과다로 최근 들어선 신규 수입 신용상 개설이 크게 줄었다 한다.
그 동안 원자재를 대량 수입·비축한 국내 대「메이커」들은 가격 인상·시중 자금난 등으로 제품이 잘 안 팔려·과다 재고로 인한 자금 부담에 허덕이고 있으며 90일 기간의 원자재 수입 비축 금융을 재고 금융으로 돌려 융자 기간을 연장해 주도록 정부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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