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로 받은 전세값 주우신 분 돌려주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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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세방값 16만원을 잃어 4식구가 오갈데가 없어졌읍니다. 우리집 전재산이 몽땅 증발하고 말았읍니다.
그러니까 지난 11일 방범대원으로 있는 아빠가 늦게 퇴근, 피곤함을 못이겨 깊이 잠들어 있을때 입니다.
집주인 아주머니가 전세금(국민은행남가좌동 발행 자기앞수표)으로 내준 수표를 받아 머리위에 놓인 책상서랍안에 넣어 두었던 것입니다. 교통비조차 못주는 형편이라 올해 창서초등학교 입학한 큰아들이 걸어다닐 수 있는 학교근처로 집을 옮기기위해 다음날 이삿짐을 꾸렸읍니다.
삼륜차에 짐을 싣고 새로 얻은 전세방에 이사를 간뒤 전세돈을 치르려고 서랍을 열었더니 그돈이 온데간데가 없었읍니다.
수표뒤에는 이승훈이란 이름이 적혀있고 발행일자는 3월2일입니다.
아빠가 사업에 실패. 남부럽지 않게 갖고있던 집도, 세간도 몽땅 빚에 넘어가고 단돈3만원으로 아빠는 방범대원으로, 저는 시흥 모「스웨터」공장에서 일한지 2년만에 모은 피맺힌 돈입니다. 두아들을 위해 우리 두부부는 이를 악물고 재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저의 좁은 소견이나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시고 수표를 습득하신 분은 돌려 주십시오. 재기의 그날을 위해 한번 기회를 주십사고 애원합니다.
(서울서대문구연희1동산118 12통8반·문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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