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시민에 6개 행동 강령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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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모스크바17일 로이터합동】소련당국에 의해 추방된 솔제니친이 체포된던 날 집필한 소련 국민들에게 크렘린 당국에 대한 『정신적인 예속』을 탈피하도록 촉구하는 한 에세이가 17일 이곳 지식인들 사이에 비밀히 회람되어 읽혀지기 시작했다.
추방되기 전 솔제니친이 소련에서 쓴 마지막 작품인 『거짓되게 살지 말자』는 제목의 이 에세이는 소련 국가체제의 지주가 되어가고 있는 거짓에 맞서기를 원하는 소련시민들에게 『존경받을 가치 있는 정직한 인물』이 되는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작자가 주장하는 6선항의 행동규범을 그 내용으로 담고 있다. 솔제니친이 건의한 행동규범은 다음과 같다.
①존경을 한몸에 지닐 정직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시민은 그의 견해로 판단, 진실을 왜곡하는 어떠한 짧은 글이라도 이를 쓰거나 이에 서명, 혹은 인쇄하지 말 것.
②자신의 이익이나 타인의 종용에 따라 사담이나 많은 사람이 참석한 자리에서도 이러한 글 혹은 말을 일체 발설치 말 것.
③자신의 욕구나 의지에 반할 경우 데모나 집회에 참석토록 스스로 강요당하지 말도록 할 것이며, 또 전적으로 자신이 수긍하지 않은 슬로건이나 깃발을 공중에 쳐들거나 손에 들지 말 것.
④자신이 진심으로 동조하지 않은 제의를 손을 들어 찬성치 말 것이며, 아울러 의심스런 활동을 하고 있거나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있는 인물을 위해 공개 혹은 비밀리에도 지지하지 말 것.
⑤연설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허위사상이나 선전을 유포하고 있음을 간과할 경우 집회·강연회·연극 혹은 영화관 등에서 즉각 퇴장할 것.
⑥정보가 왜곡되거나 주요사실이 은폐되어 있는 신문이나 잡지를 예약 혹은 구독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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