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천리로 끝낸 회장 재임 예산 얘기 나오자 체육국장 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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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한체육회의 경기대의원총회는 집행부개편 등 커다란「이슈」가 있었음에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김지학 감사가 한마디로 간단히 감사보고를 한 후 김택수 회장이 71년 이후 4천5백38만5천8백95원의 사재를 거부해왔다고 칭찬, 그 동안의 공적사항을 일일이 밝히자 뒤이어 몇몇 대의원들마저 이에 가세, 주객이 전도된 느낌-.
○…대의원들의 발언 횟수는 지난해 총회와 마찬가지로 야구의 김정환씨와 탁구의 김정립씨가 각각 10여회씩으로 30명 중 단연 으뜸-.
회장개선문제에선 김정환씨가 김택수 회장의 유임을 제의하고 유도의 김철삼씨가 동의하자 다른 대의원들은 전원 박수로 회장개선을 간단히 마쳤다.
김 회장에게 일임된 5인 전형위원회에는 공교롭게도 김정환씨와 김철삼씨가 포함되었고 김 회장도 명단을 발표하기에 앞서『김정환씨는 발언 횟수가 많으니 전형위원으로 뽑는다』고-.
○…이날의 총회분위기는 신년도의 예산문제로 크게 격화, 김 회장이『이같이 적은 예산으로 어떻게「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를지 모르겠다』면서 격앙된 목소리로 그 동안의 예산교섭경위를 밝히자 내빈석에서 경청하던 주무부서인 문교부 이대순 체육국장은 말없이 퇴장하고 말았다.
○…김택수 대한체육회장은 2년 임기의 회장에 만장일치로 유임되자 희색보다는 오히려 심각한 표정.
김 회장은『우선 눈앞에 다가온「테헤란」「아시아」경기대회에 중공·북한이 출전할 것으로 보아 어떻게 종합2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며『시간이란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시기적으로 늦은 것을 걱정. 특히 김 회장은『일부인사들이 집행부에서 떨어져나가면 섭섭하겠지만 나가는 사람이 있어야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며「아시아」경기대회를 대비한 체제개편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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