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모바일 매출, 출퇴근 시간 엄지족이 반 … 백화점도 적극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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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대형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의 유통 공룡도 모바일쇼핑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싱글족·맞벌이 가정 등이 늘어나는 가운데 모바일쇼핑이 장보기 패턴까지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원 정재영(37)씨는 안산에서 서울 역삼동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한 시간 동안 갤럭시노트로 장을 본다. 정씨는 “추운 날씨에 라면이나 생수·즉석밥을 사러 혼자 마트에 가는 것도 귀찮다”며 “누워서 TV를 보면서도 쇼핑할 수 있고 커피 마시다가도 가끔 짬을 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출퇴근시간에 모바일 앱으로 장을 보는 ‘출장족’ ‘퇴장족’은 이미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출퇴근시간 모바일앱을 통한 판매가 각각 26.4%, 21.2%로 모바일 매출의 거의 절반이었다. 또 모바일 매출의 상당수는 신선식품이었다. 최우정 이마트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모바일 전용앱을 설치하자 매출 비중이 2012년 1.5%에서 연말에는 13.5%까지 늘었다”며 “올해는 20% 안팎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이미 지난 크리스마스 연말 시즌에 온라인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이 25%까지 올랐다. 올해는 30%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 매출액도 2012년 149억원에서 지난해 450억원으로 약 3배가 됐다. 홈플러스 김웅 전자상거래사업부문장은 “스마트 결제를 강화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를 개선해 올해도 모바일 부문에서 두 배 이상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최근 모바일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모바일 앱 이용객 수는 2배 이상, 매출은 5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터치하면 페이지가 이동하는 방식이었지만 스마트폰 환경에 맞게 손가락으로 페이지를 옆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쇼핑 속도를 높였다.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자주 구매하는 상품의 즐겨찾기 기능도 추가했다. 이연수 롯데마트 온라인마케팅 팀장은 “지난해 불황과 영업 규제로 대형마트가 어려움이 많았지만 모바일쇼핑 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며 모바일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백화점도 모바일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해 볼 수 있는 디지털매거진을 운영한다. 잡지 수준의 패션 정보와 쇼핑을 동시에 제공하는 앱이다. 앱 출시 한 달여 만에 다운로드가 10만 건을 넘었다. 애플 스토어 쇼핑앱 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최신 명품 트렌드 정보와 함께 앱 전용 명품을 선보였다”며 “갤러리아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 콘텐트”라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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