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이 따로 있나요? 계절 음식이 바로 영양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제철 먹거리를 통해 그 계절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겨울철 대표 해산물인 굴·매생이·대구와 채소인 무·우엉·콜라비 등으로 건강한 겨울 식단을 꾸며보자.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건강하게 살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다이어트·운동 못지 않게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다.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먹는 것일까?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식습관 3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제철 먹거리 챙기기’다.

‘선식치 후약치(先食治 後藥治)’라는 말이 있다. 치료하는 데 음식이 약보다 우선이라는 뜻이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지난해는 인공조미료(MSG), 염분, 일본 방사능 유출 등으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논란으로 뜨거운 한해였다. 올해에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 같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잘못된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의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제철 식재료를 챙겨 먹는 것이다.

제철 음식, 건강 지킴이 역할 톡톡히

요즘은 ‘제철이 따로 있나’ 싶을 정도로 계절에 상관없이 원하는 식재료를 구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제철 식재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날씨와 계절에 따른 우리 몸의 변화를 살펴보면 제철 식재료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봄에는 따뜻한 기운을 받아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진다. 그만큼 신체활동이 활발해지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몸으로 발산되는 에너지가 많다 보니 두뇌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춘곤증이 생긴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봄철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만들어내려면 춘곤증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춘곤증에 효과적인 음식은 바로 봄나물이다. 쑥·냉이·달래·씀바귀 등 봄나물에는 비타민B와 무기질이 풍부하다. 비타민B와 무기질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영양소다. 봄나물을 먹으면 에너지 생성을 활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높은 기온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난다. 더운 날씨 때문에 흘리는 땀을 통해 무기질이 빠져나간다. 때문에 여름에는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여름 제철인 오이·가지·수박·참외 등은 무기질과 수분이 풍부한 먹거리다.

계절마다 몸이 원하는 영양소 달라

가을에는 날씨가 건조하고 추워지면서 몸이 쉽게 피로하게 된다.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몸 속에 쌓인 노폐물을 빨리 없애야 한다.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인 영양소는 바로 식이섬유다. 식이섬유는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이나 중금속과 함께 배설된다. 다이어트에 중요한 영양소로 손꼽히는 이유다. 가을이 제철인 버섯·토란·고구마 등에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다. 햇곡식과 햇과일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겨울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몸이 움츠러든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협심증·심근경색증 등 심혈관계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심혈관계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저밀도 콜레스테롤이다. 때문에 겨울철에는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식품을 먹어야 한다.

불포화지방이 많은 대표식품은 현미·콩 등의 잡곡류와 견과류 등이다. 우리 조상들이 음력 정월대보름에 오곡밥과 부럼을 먹은 이유가 건강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계절에 따라 우리 몸이 원하는 음식이 따로 있다. 식생활 전문가 김수현씨는 “우리 땅에 살기 위해선 우리 땅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 가공식품으로 대체하면 영양면에서 손실일 뿐만 아니라 가공 과정의 화학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철 음식으로부터 자연의 기운을 받는 것이 건강한 삶의 첫 걸음이다”고 말했다.

글=신도희 기자
사진=김현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