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선전기관은 폭설에 떠는 동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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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모스크바18일로이터합동】소련안 강제 노동수용소의 참상을 만천하에 폭로함으로써 소련 집권층을 궁지에 몰아넣었던「딜렉산드르·솔제니친」은 18일 문제의 소련 강제노동수용소의 실정을 기록한 자신의 저서 『수용소군도』가 서방세계에서 출간된데 대한 소련 정부의 반「솔제니친」운동을 맹렬히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의 요지. <소련관영 언론기관의 법석은 소련 첩자들로부터 이 서적의 내용이 무엇에 관한 것인가? 기이한「굴라그」라는 책의 제호가 무엇을 뜻하는가? 라는 가장 중요한 사항을 숨기고 있다. 「프라우다」는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까지의 시기에 대해 누구나 솔직히 비판 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렇다면 그들에게 그러한 솔직한 비판을 시켜보라. 나는 풍부한 사실자료를 제시했다.
『수용소군도』를 출간할 때 나는 그들이 어느정드까지 종전처럼 자기들의 입장을 정당화할 것인지 전연 알지 못했다.
우리나라 선전기관들이 택한 수법은 폭로에 직면하여 공포에 떠는 동물의 반응과 같다. 그들의 선전은 우리나라에서 그들이 피에 젖은 과거에 집착하면서 그러한 과거를 그대로 미래로 가지고 감으로써 그러한 사형 집행자들 취조자들 및 밀고자들을 단죄하기는 커녕 단 한마디의 규탄도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독일방송이 『수용소군도』의 발췌를 매일 반시간씩 방송하겠다고 발표하기가 무섭게 그들은 미친듯이 전파방해를 함으로써 그 저서안의 난 한마디도 우리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봉쇄해버렸다.
그들은 이 책이 마치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소련안에서 널리, 그리고 자유롭게 읽힐 때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
그들은 내가 이 책속에서「나치」주동자들이 노예 국민들에게 관용있고 친절했으며「스탈린그라드」전투는 범죄인대대에 의해 승리했다고 쓴 것처럼 주장했다.
나의「프라우다」동무들이여, 당신들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는 이 내용이 담긴 정확한 「페이지」를 밝힐 것을 요구한다. 당신들도 이를 입증할「페이지」가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타스」통신은 『「솔제니친」자신이 그의 자서전에서 소련체제 및 소련인민에 대한 혐오를 인정한다』고 보도했는데 나의 자서전은 1970년「노벨·핸드망」으로 출판되어 전세계 독자들에게 읽혀지고 있다. 소련의 통신이 얼마나 무분별하게 거짓말을 하고있는지 찾아보라. 「리테라투르나야·가제타」지는 여러 가지로 거짓말을 하고있다. 그것은 내가 소련인들이 지옥속의 어린애들이라고 말한 양 주장하고 있다. 소련정신의 본질은 한 조각의 빵을 얻기 위해서는 족히 자기 부모들도 팔아먹을 수 있다는 사실속에 내재해있다고 내가 말한 양 주장하고있다.
이런 주장은 내 동포들로 하여금 나에게 분노를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사실 「마시스트」인간 학살자들과 소련비밀경찰 OGPU·NKVD 등을 같은 수준에 놓았다. 그러나「리테라투른나야·가제타」지는 사실을 얼버무려 넘겼다.
이 잡지가 말하고 있는 것들이 나의 어느 책 어느「페이지」에 있단 말인가?
이 잡지는 시체를 약탈하고 옷을 벗기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잡지는 아직 어느 곳에서도 발표되지 않은『「굴라그」군도』의 제4부와 5부에서 여러 가지를 인용하고 있다. 여러분들은『「굴라그」군도』의 제4부가 나오면「나는 역사상 모든 혁명의 거짓말을 이해했다」란 대목을 그 마지막 부분에서 보게될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소련인들에게 관한 것이 아니라 소련 권력에 관한 것인데 제4부에서「영원한 테러」「비밀과 의혹」「정신의 부패」「한 존재형태로서의 거짓말」등 소제목들을 여러분들은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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