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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BMW 이끄는 김효준 사장, 입사 때부터 사장 재목 평가 받은 이유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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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어리지만 사장이 될 재목이다.’

BMW코리아 김효준(57) 대표이사 사장이 20대 초반 근무하던 회사 인사고과 내용이다. ‘첫째, 그는 엄청난 워크홀릭이다’, ‘둘째, 굉장히 상식적이다’, ‘셋째, 그는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지녔다’고 평가받았다. 당시 상사는 사원 김효준의 능력을 간파했고, 그는 15년째 BMW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15일 서울 상암동 DMCC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의 경쟁력은 네트워크와의 싸움이며 경쟁사 간의 싸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환경에서 지속적인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글로벌한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다”며 리더의 기본적인 자질을 강조했다.

◇리더가 갖춰야할 글로벌 경쟁력 - 사람·생각·실천

김 사장은 진정한 리더를 위한 덕목은 ‘사람, 생각, 실천’이라고 했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더는 10년 이상을 내다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전략적 제휴를 통해 BMW와 벤츠가 부품을 공동 구매하고, 삼성 갤럭시 핸드폰이 BMW i3에 적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S커브 이론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보통 ‘S커브’는 14년 정도가 주기인데 기업이 2, 3년간은 활발한 투자를 한다” 며 “5년 이후부터는 투자가 줄어든다. 10년 후를 내다 볼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리더의 덕목- 창조적 호기심

김 사장은 한국이 글로벌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 예로 BBQ가 ‘대한민국 브랜드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들었다. 그는 “미국에 맥도널드 햄버거대학이 있다면 한국에는 ‘치킨대학’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치킨 대학은 예비창업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을 교육해 치킨 박사로 만든다”고 말했다. 남이 안 보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호기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기업인으로서 고객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그는 “어떤 업종이든 ‘고객’을 정의하면 무엇을 할지 답이 보인다”고 했다. 그는 “헌병수사단도 고객만족에 대해 논한다”며 말 문을 열었다. “과거에는 그저 사고치는 군인이었지만, 피해자와 그의 가족도 고객으로 볼 수 있다”며“고객을 정의하려면 그들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리더가 갖춰야할 정신-투명성

기업가에게 윤리는 상식이자 실천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독일 출장시 국제면허증 인지세 4500원을 공금으로 쓴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본사는 공금 남용으로 출장보고서를 결재하지 않았다. 결국 개인 돈으로 입금한 전표를 팩스로 본사에 보낸 뒤 보고서가 완성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단돈 1000원이라도 회사의 돈을 쓸 때는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사장은 BMW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법도 소개했다. “나는 가난해서 학교를 못 갔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더 공부하겠다.” 김사장이 독일 BMW 본사 면접 당시 한 말이다. 면접관들은 반신반의했지만 그를 채용했다. 그를 뽑으면 ‘공부만 할 것 같다’ 는 의견이 가장 큰 반대 이유다. 며칠 뒤 만우절 날 거짓말처럼 합격 통지를 받았다. 김 사장은 “학력은 사람을 평가하는 것 중 하나일 뿐”이라며 당시 합격 때를 회상했다.

글=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사진=박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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