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할 수 있는 성과다" 어처구니없는 자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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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부분 저조한 성적을 넘긴 선수단의 해단식은 한결같이 침통과 반성 속의 앞날의 새 출발을 촉구하게 마련이나 27일 체육회관에서 열린「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선수 해단식에선 오히려『자위할 수 있는 성적』이란 말이 튀어나와 많은 체육인들로부터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38개「이벤트」중 고작 금2, 은3, 동「메달」3개로 18개국 중 5위를 차지한 선수단 해단식에서 이주훈 단장은 쓰라린 전과라고 전제한 후『오늘부터 재출발하자』고 촉구했으나 김창근 총감독은『자위할 수 있는 성적으로 귀국했다』고 말해 관계자들을 어리둥절케 한 것-.
김 총감독은 성적보고에서『우리 선수들은 38개「이벤트」가운데 26개 종목에서 8위 이내, 그중 16개 종목은 6위 이내 이며, 7개 종목에서는 3위 이내로 입상했다』고 순위를 밝힌 후 국내기록을 해외에서 갱신한 것도 임원·선수가 일치단결 했던 결과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김 총감독의 보고를 들은 어느 육상인은 38개 금「메달」중 고작 2종목의 우승이 자위할 수 있는 성적이냐고 반문하면서『「레이스」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종목도 밝혀야 된다』고 일침-.
성적이 좋으면 같이 즐거워하고, 나쁠 때는 공동책임을 지는 체육인의 책임풍조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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