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조 변화 계기 될 재미있는 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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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여름 4개월 간 세계 각 국의 미술계룰 돌아보고 온 양화가 최영림씨가「프랑스」에 체류할 당시에 자작한 유화·「과쉬」화·「스케치」등 30여 점을 갖고 재미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7∼14일·조선 「호텔」화랑).
이번 작품들은 화폭에 그린 것이 아니라 유화는 상품 포장용의 「스티로폴」폐품을 이용하거나 술병 포장 상자도 그대로 썼고 그 밖의 작품은 종이.
「스티로폴」에 칼로 선을 긋고 채색하는 동안에 「테레핀」에 의해 수지판이 녹아 묘한 효과를 내고 있는데 그 묘사가 종래의 작품과 같은 분위기다. 이에 비해 「과쉬」작품은 채색의 짙고 선명함 때문에 매우 서구적인 인상. 최씨의 이 기법에 의한 효과는 10년 간 지속해온 은은한 화조에 어떤 변화의 계기가 되지 않을지.
그는 지난해 국전에서 초대 작가 상을 받아 해외 미술계 시찰의 기회를 갖게 됐는데 스스로 이번 작품들을 아주 재미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금년 57세의 최씨는 여행 중의 「파리」에서 유수한 화상 「베르카메르」의 초대전을 가졌음은 자랑스러운 일. 그때 「라르뷔·모데른」지는 「레번·레미」씨의 단평을 다음과 같이 게재했었다.
『얼마나 정교하고 심금을 울려주는 그런 부드러운 한국 화가의 그림인가. 부드럽고 묘한 채색·유연한 도식·민감하면서도 강하게 사로잡는 화폭들이다. 그는 유화 소품 30여 점을 가지고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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